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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Oct 10. 2021

'송곳' 드라마를 다시 보며

또 하나의 욱 성질, 부당한 노동 현실을 개선하는 변호사 준비

아흔여덟번째 에피소드이다.


연휴기간이 연달아 있다보니 사색에 많이 잠긴다. '송곳'은 웹툰으로 먼저 연재되었다. 최규석 작가의 그림체부터 웹툰으 내용에 빠져드는 힘을 내뿜는다. 연이어 나온 드라마도 볼만한다. 지현우, 안내상의 연기가 원작 '송곳' 웹툰을 그대로 옮기면서 특유의 익살스러움(고구신 노무사)까지 추가했다. 내용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우리네 이야기다. 대형마트에서 벌어지는 비정규직, 파견직에 대한 부당해고와 맞서싸우는 과정에서 볼 수 있는 투쟁과 반목, 그리고 생존 더 나아가 인간의 존재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드는 내용이다. 내가 항상 두려운 어떤 일을 마주할 때 되뇌이는 말이 있다.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유명한 정치가가 했던 말이기도 하다. "인간은 모두 약하다. 두렵지 않아 나서는 것이 아니다. 두려워도 나서야 하기 때문에 나서는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용기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자." 인간이 느끼는 두려움의 솔직한 감정 표현이 들어있어 더욱더 애착이 간다.


내 첫번째 욱 성질은 '기회의 불평등'이었다. 교육문제가 마주한 현실이었고 욱성질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뒤를 돌아보니 나는 이미 사회적기업가가 되어있었고 골때리는 놈으로 분류되었다. 두번째 욱 성질은 '노동' 문제다. 우리 엄마는 미싱공장 비정규직 시다로 평생을 사셨다. 엄마의 작업장은 내가 생각하기엔 오래 일하기엔 적합하지 않았다. 이 에피소드(https://brunch.co.kr/@com4805/4)는 이전에 정리를 해놓았다. 그때부터의 고민은 끊임없이 나를 괴롭힌다. 부당노동, 해도 너무한 노동법 위반의 현장을 목격하면 심장이 뛴다. 주먹으로 치고 박고 싶으나 그걸로 해결될 수 없는 걸 알기에 무기력하게 참는다. 내 나름대로 책임감을 덜어내고자 '청년유니온'이란 알바노조에 조합원으로 꾸준히 기부하고 교육에 참석하고 있다. 그들이 나를 가끔은 이상하게? 보기도 하지만 내 신념은 누구보다도 뚜렷하다. 그저 내 가슴 속에 있는 '욱 성질'이 싫을 뿐이다. 마주하는 현실에서 그런 감정을 꾸준히 느낄바에는 최소 내 눈 앞에서는 안 보이게 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 그렇기 때문에 난 전혀 선하진 않다. 되레 이기적이며 내 눈 앞에 보이지 않은 사회문제는 관심도 없고 그걸 해낼 역량과 선함도 가지고 있지 않다. 다만 그런 '욱 성질'을 지역 곳곳에서 해결해나가는 혁신가들이 분포된다면 결국 대한민국의 '사회문제'는 더 해결되는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는 믿음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법률에 관한 전문성이 있어야 했다. 그저, "나쁘다"고 외칠 것이 아니라 근거를 가지고 압박해야 한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그래서 '변호사'가 되기로 했다. 그저 내 '욱 성질'을 해결하기 위해. 느지막히 30대에 시작하는 로스쿨 진학 공부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하지만 이를 꽉 깨물고 나는 꼭! 될 꺼다. 아니 꼭! 되고야 만다.


'욱 성질'에 사로잡혀 눈살 찌푸려지지 않고 그저 행복하게 살고 싶기 때문이다. 그 준비과정은 꾸준히 에피소드로 연재할 예정이다. 모두가 자신이 가진 '욱 성질'을 해결해보려고 한다면 좀 더 살만한 사회는 실현된다.


https://tv.jtbc.joins.com/songg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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