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방>, <메릴 스트립 프로젝트>, <잠자리 구하기>에 관해
다큐매거진 DOCKING 가을호에 기고했습니다. '다큐 Episteme' 코너에 좋아하는 다큐 세 편을 추천하는 글이었어요. <다섯 번째 방>, <메릴 스트립 프로젝트>, <잠자리 구하기>에 관해 썼습니다. 글의 시작 부분을 공유합니다. 전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다큐멘터리는 자주 집단적 기억이나 공동체에 내재한 구조를 탐구하는 데 천착하여 왔다. 하지만 어떤 다큐멘터리는 외려 가장 작고 좁은 영역에서 시작하여 개인의 얼굴과 역사를 맴돌다 끝맺고는 한다. 그리고 나는 이러한 다큐멘터리에 항상 매료되어 왔다.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라는 익숙한 카피를 반복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다만 다른 인간을 뚫어지게 지켜보거나, 자기 서사를 서툴게 고백하는 사적인 시선. 그런 카메라가 한 인간에서 출발하여 우리를 둘러싼 복잡다단한 세계를 아무런 제약 없이 활강하다가, 영화가 끝날 무렵 다시 인력에 이끌리듯 회귀하여 감독의 손안에서 고이 잠드는 그 유려한 활동을 포기할 수가 없다. 이것이 최근 다큐멘터리의 트렌드라고 할 수는 없지만, 알 수 없는 열망에 사로잡혀 카메라의 렌즈로 인간을 응시하는 영화는 꾸준히 등장한다. 그런 작품 세 편을 소개하고 싶다. 사적 체험에서 발화하여 예측할 수 없는 길을 달리다 끝내 목직한 울림으로 산화하는 영화들. 나는 거기에서 다큐멘터리의 아름다움을 목격한다.
원문 http://www.dockingmagazine.com/menu/contentsList/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