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것 없는 이야기
소설을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매번 여행 이야기를 쓰고, 내 이야기를 쓰려다 보니 감추고 싶은 것들은 드러내야 했고, 부끄러운 것들은 꾸며야만 했다. 그런 글들을 쓰면서 ‘이게 뭐하는 짓이지…’라는 생각을 한 것도 한두 번이 아니다.
이럴 거면 차라리 소설을 써보자,라고 생각한 것이다. 어차피 뭔가를 쓰고 싶어 안달한 나 같은 놈에게 어울리는 건 마음대로 상상의 세계를 펼쳐놓을 수 있는 소설이라고 생각했으니까.
참, 생각이 없으면 이리도 무모하고 건방지다.
평소에 간간히 연락을 하고 지내는 소설가 선배에게 문자를 보냈다.
“형. 나 소설 한 번 써보려고 하는데 어때요?”
한참 있다가 형에게 답장이 왔다.
“소설은 자기가 살아본 인생을 쓰는 거야. 허구지만 그 안에 자신의 진짜 모습이 담겨 있는 거지. 네가 네 인생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한 번 써봐.”
아…이 형은 나에게 소설을 쓰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너는 소설을 쓸 수 없을 거라고.
아직 걸어온 삶에 확신 따위 가지지 못하는 나에게 네가 소설을 어떻게 써?라고 꾸짖는 것 같아 얼른 핸드폰을 닫아버렸다.
이제 어느덧 나는 30대가 되었다.
100살까지 산다고 하면 대충 3분의 1 정도를 산 것이다.
그래서 일단 100페이지만 써보기로 했다.
인생의 3분의 1을 살아왔으니 100페이지 정도는 쓸 수 있겠지.
잠깐… 그럼 내가 죽을 때가 돼서야 나의 소설이 완성되려나?
참. 세상에 쉬운 게 없다.
*살아온 인생을 담아내는 것이 소설가의 일이라면 전 무라카미 하루키가 좋습니다. 그의 소설에선 항상 여자가 등장하거든요. 그것도 정말로 뜨거운 여자가.
가르치고, 여행을 하고, 사람을 만나고, 글을 씁니다.
저서로는 “첫날을 무사했어요” 와 “버텨요, 청춘”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