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그 여자, 그남자

비쏘티드[Besotted] #5

by 카믈리

모임에서 그들은 자주 커플로 오해받았다.

비밀연애 중인 나는

차라리 나랑 사귀는 걸 아는 친구인 그 여자가

나 대신 그 남자와 오해받는 게 안전하다 생각했고,

그런 말들이 나오는 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아니 뗀 굴뚝에 연기 나겠냐는 그런 말들이 나오는 게

다 이유가 있는 건데.




처음에는 호기심 반 호감 반으로 시작된
나와 그 남자 사이는 점점 깊어졌다.
그런데 모임을 가질 때면 내 친구였던 그 여자와
이상한 낌새가 종종 느껴졌다.
내가 썼던 다이어리 글을 돌이켜 읽어보면,
관련 내용들이 꽤 많은데 난 왜 물음표만 가슴속에 묻었는가.

모임에서 술을 마실 때,

그 여자 옆에 앉아 하는 너의 터치가 별로 보기 좋지 않다. 둘이 장난치면서 생기는 터치지만 과하다.

이미 내가 아는 여자 친구라 그렇지,

내가 몰랐다가 알게 되는 여사친이었다면 싫어했을 것 같다.

남자는 이에 대해 같은 경상도 출신이라 그렇다,

집이 가까워서 자주 같이 저녁을 먹다 보니

너무 친해져서 그런 거라고 변명을 늘어놓았다.



그런데 그리 잘 맞는다던 그 둘은

모임에서 내 앞에서 싸우는 경우가 많았다.

여자는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남자에게 화를 내고 있고, 남자는 자기 손을 쪼물거리며 미안하다는 듯이

쩔쩔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차로 이동할 때 사람들은 이미 다 도착해 있었는데,
그 둘은 한참 뒤에 늦게 도착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저 이야기하느라 늦었다고 했다.


알고보니,

둘이 스킨십하고 바람피우는 과정을 겪으며
마음이 커진 그 여자는 남자에게

나와 정리하라고 하고 있었기 때문에 화를 낸 것이었다.




..


어느 날 그 여자는 단발로 머리를 잘랐다.


전 여자친구가 단발로 잘랐던 게 괜찮았다고
나보고 잘라보지 않겠냐 하는 걸 난 기를 거라고
거절했는데 그 여자가 대신 잘랐나 보다.
그 여자가 머리를 자른 날 남자친구 집에서 모임이 있었고,
나와 남자가 만나는 걸 아는 사람들만 모였다.

그 여자는 놀던 중 남자 동기에게
자기 머리가 어떠냐며 취해서 스킨십을 엄청 해댔다.
이 남자 동기는 그 여자를 밀치며 많이 취했다고
집에 데려다준다고 했다.


하지만 그 여자는 취해서 휘청이다 뻗었고,
내 남자친구였던 그 남자가 애 술좀 깨면
자기가 데려다주겠다고 하며 남자 동기를 집에 먼저 보냈다.
12시 즈음 이 모임은 쫑 났을 것이다.
다음 날 출근이라 남자 동기도 집에 일찍 갔고,
여자 친구였던 나는 그 남자 침대에서 자고 있었다.
새벽 3시 반 즈음, 왠지 모를 싸한 느낌으로

갑자기 눈이 떠졌다.

이상하게도 그 집에는 나밖에 없었다.
남자친구였던 그 남자에게 바로 전화를 걸었다.



어디야?


내 전화를 받은 그 남자는 다소 놀란 목소리로
다급히 집에 돌아왔다.
그 여자를 집에 데려다주고 거기서 깜빡 잠들었다고 한다.

집에 넣어주고 바로 나오면 되는데
뭘 하느라 거기서 굳이 자고 올 수 있을까?
자기 발로 멀쩡히 거기까지 취한 여자애를 부축해서
갑자기 취해서 거기서 자버렸다는 게 말이 될까.
찝찝했지만 내 전화를 받고 바로 오긴 해서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남자는 평소 나를 매일 보고 싶어라 했고,
내게 회사든 집이든 어디서든 연락하며

집착하던 사람이었다.
표현을 많이 하고, 같은 입사 동기들에게도 질투하던 사람이라, 쓸데없이 그 사람에게 믿음이 있었다.
그 사람이 나 외에 다른 여자와 만날 수 있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심지어 외적으로도 안심되는 사람이었다.


(얼굴도, 키도 흔하지도 않고 많이 별로이다;;)
(아래턱도 나와있고 눈은 풀려있고 다크서클 줄줄하고)
(여미새라 노력해서 여자를 많이 만난 것 같을 뿐이다.)

..

이후 바람피우게 된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오자,
같이 놀았던 남자동기 추측은 그러했다.
그 여자가 단발로 자르고 스킨십 심하던 때가
둘의 바람이 시작된 날이었을 거라고.


바람피운걸 들킨 후 그 남자도 내게 그랬다.
그때 그 여자가 먼저 볼을 갔다 댔고,

그 스킨십에 넘어가 키스를 시작으로
계속 둘이 저녁 먹으며 만나며

스킨십을 하며 자는 사이가 됐다고.



어이없지만 이 여자는
입사 전부터 바람피운 걸 폭로할 때까지
나와 매일 개인톡을 하던 엄연한 친구였다.
입사 초, 회사와 집이 먼 나는

친구 집에서 자는 경우가 있었고, 자주 같이 놀았다.
심지어 남자가 내게 기습키스할 때 택시에서 내 옆에 있었고,
내가 밀쳐내려 할 때 내 손을 꽉 잡으며

이 남자와 사귀라고 부추겼다.
이 남자와 사귀는 걸 가장 먼저 안 사람이 이 여자다.


남자가 나를 정리하고 온다 쳐도
남들이 다 내 남자친구였던 거 아는데
그 남자를 당당하게 만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니.

것도 같은 회사에서..

keyword
토요일 연재
이전 04화전조증상은 틀리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