팡팡카야의 주인
코멘토를 만들어 가고 있는 팀원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코멘토의 조직문화를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컬처디자인 팀장님인 김유빈님을 소개합니다.
# 여자에게 처음으로 받아 본 편지
유빈님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여자에게 처음으로 편지를 받아봤다고 합니다. 대전에 사는 어떤 70대 할머니께 받은 자필 편지였는데요. 상품권을 받고 싶어서 나갔던 교내 글짓기 대회에서 우연히 입상을 하게 되었는데, 그 글을 한겨레 신문사 편집위원으로 있으셨던 학교 선생님께서 신문에 내주셨다고 해요. 할머니께서는 “앞으로도 계속 글을 써 주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정성껏 적어 주셨다고 합니다.
늘 생각이 많았지만 조용하고 내향적이라 소극적이었던 유빈님은 “나도 글로 누군가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칼럼니스트나 기자, 작가와 같은 꿈을 꾸기도 했던 유빈님은 경제학과를 전공하게 되는데요. 경제학이라는 전공도 대학생활도 유빈님이 생각했던 것과 많이 달랐다고 합니다.(그때, 만약 유빈님에게 코멘토 같은 서비스가 있었더라면!)
# 살아 있네
유빈님은 살면서 스무 살이 가장 힘든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열심히 공부만 하면 되는 10대와는 달리 스무 살에는 도저히 무엇을 하고 싶은 건지, 왜 살아야 하는지 의미를 찾을 수 없어 많이 방황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글쓰기에도 별다른 재능은 없다고 생각했대요. 그러다 스물한 살이 되고, 학교 선배였던 재성님의 제안으로 인액터스의 창립 멤버가 되는대요. 처음에 맡았던 역할이 HR 매니저였다고 합니다. 유빈님은 인액터스에서 여성가장 실업자를 위한 죽 배달 사업, 경제교육 보드게임 개발 등의 프로젝트를 함께 했는데요. 1년 간의 인액터스 활동은 유빈님에게 “살아있구나”라는 마음이 들게 해 주었다고 합니다.
제대 후에도 계속 인액터스 활동을 했던 유빈님은 “졸업하고 나서도 이런 활동을 하면 내가 행복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유빈님은 프로젝트 활동도 좋았지만 자연스럽게 조직과 사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는데요. 왜 전부 똑똑하고 좋은 사람들인데 어떤 프로젝트는 잘 진행되고, 어떤 프로젝트는 그렇지 않은 지 등에 대해 고민해보고 해결해가는 과정에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유빈님은 그런 직무가 HR 담당자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담당자라고 생각하고 직접 스터디를 만들고 공부했었다고 해요.
# 평일은 HR 담당자로, 주말은 사회적 책임 스터디로
유빈님은 HR 담당자를 목표로 취업 준비를 했는데 숱한 탈락을 경험하다가 마지막에 운 좋게 HR 담당자로 입사를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유빈님은 주로 HRD와 조직개발 업무를 담당했는데요. 교육 과정을 만들고, 진행하거나 강의를 하는 일들을 많이 진행했다고 합니다.
한 번은 승진자 교육을 진행한 적이 있었는데, 교육에 참석하셨던 분께서 교육받는 동안 감동받았다고 본인이 받은 상품권을 유빈님께 전달해 주려고 하셨대요. 유빈님은 어찌 보면 월급을 받고 너의 일을 할 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그렇게 마음 써 주시고 마음을 알아봐 주시는 많은 분들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또, 진정성을 가지고 서로 고마움을 나눌 수 있는 사이가 되는 것이 회사 생활의 목표가 되었다고 합니다.
# 가치 있는 사람과 조직이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유빈님은 대학교 때 만들었던, 사회책임 스터디를 입사하고 나서도 매주 일요일마다 참여 해왔는데요. 같이 스터디를 하던 친구들이 하나 둘, 소셜 섹터로 직접 뛰어드는 것을 보면서 어떤 동경심이 들었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회사에서 HR 업무를 하는 것이 재밌었고, 배운 HR 업무를 조금씩 도움이 필요한 조직들에 적용해보는 것으로 만족했다고 해요.
그렇게 5년 간 회사생활을 했던 유빈님은, 문득 다시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유빈님은 HR 담당자 자체 되는 게 목표가 아니었대요. HR 담당자가 되고 싶었던 건 가치 있는 사람이나 조직들이 조직적인 문제를 겪을 때, 가장 잘 도울 수 있고 배울 수 있는 직무여서 선택했을 뿐이었던 거죠. 그리고 내가 어떤 사람들과 어떤 조직들을 돕고 싶은 건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유빈님이 있었던 회사는 30년 전 벤처회사로 시작해서 지금은 1,000명이 넘는 회사가 된 큰 조직이었는데요. 큰 조직에서 배우는 것도 많지만 아무래도 갖춰진 조직인만큼 할 수 있는 게 제한되어 있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큰 조직에서 시스템을 개발하고 고도화하고, 조직문화를 강화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시작하는 작은 조직들이 지속가능하도록 시스템과 문화를 만드는 일을 해보고 싶었대요. 특히 인액터스처럼 사회문제를 비즈니스로 해결하는 조직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 코멘토가 회사들의 멘토가 되도록
그럼에도 유빈님은 이전 직장을 그만두고 코멘토로 오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고 합니다. 언제 이렇게 힘들었을까 생각해보니 취준생 때가 생각났대요. 자신감도 없고,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무슨 선택을 해야 할지 막막한 그때로 돌아간 것 같았다고 합니다.
유빈님은 회사에 취업하는 것 자체가 매우 중요한 시대가 되었지만, 결국 그 회사에서 얼마나 성장하고 행복하게 생활하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본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좋은 가치관과 문화를 가진 조직이 더 많이 생겨나야 한다고 생각한데요. 유빈님은 코멘토가 먼저 그런 조직이 되어서, 다른 회사들에도 좋은 영향력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 이제 코멘토의 문화는 만들어 나가기 시작해야 하지만, 코멘토처럼 아직 작은 조직에서 조직문화를 담당하는 사람을 채용하는 것만으로 코멘토가 얼마나 가능성이 있는 조직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합니다.
유빈님은 조직문화는 결코 담당자 혼자서 만들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유빈님이 할 수 있는 건 그저 코멘토가 어떤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 기록하고, 비춰보고,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자료와 시간을 마련해주는 일이라고 생각한대요. 유빈님은 코멘토의 멤버들이 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는 과정들을 기록하고 공유해서, 코멘토 같은 꿈을 꾸는 회사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고 싶다고 합니다.
유빈님은 지금 코멘토의 멤버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가치관들이 너무 선하고 열정적이어서, 코멘토가 분명 더 좋은 문화를 가진 회사가 될 거라고 믿는다고 하는데요. 코멘토가 회사들의 멘토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유빈님의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코멘토를 많이 사랑해주시고 키워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