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연연하는 그림일기 - 밀리면서도 넘어지지 않게
<매화의 아이들>을 브런치에서 연재 중이다.
이 소설을 다 쓴 후, 최근에야 브런치 연재를 위해 폴더를 열었다. 여러 번 완독 했음에도 그때는 눈에 띄지 않던 오기가 눈에 띄어 연재 전 다시 읽어보고 수정하고 일부 문장들도 다듬고 있다.
주인공들의 이야기와 감정에 빠져있던 때가 떠오른다. 다섯 아이를 품에서 내모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선택과 그 결과에 대해 곱씹었다. 어떤 선택은 너무나도 그 결말이 보인다. 그럼에도 가서 서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이들이 응답하는 방식, 맞서는 태도, 내딛는 모든 발걸음을 쓰면 쓸수록 무감정한 상태가 되었다.
너무 추워 죽겠는데. 어떡해, 달라질 일은 없는 걸. 그들은 상황이 바뀌지 않을 거라는 걸 안다. 몸을 부풀리거나 더 움츠리거나 바람이 덜 부는 쪽에 등을 지고 돌아선다. 발이 밀리면서도 절대 넘어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말이다.
가끔 아이들이 떠올랐다. 평범한 하루를 보낸 날, 하루도 평범하지 않았던 아이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팠었다. 내 마음이 아프다는 말도 이기적으로 느껴질 만큼 소설을 다 쓰고 한동안은 그랬다. 하루도 놓치지 않고 끌어안고 싶었다. 아이들이 힘주어 쥔 손을 펴주고 싶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우리에게는 크고 작은 상처, 묻어둔 이야기가 있다. 이제 아플지 않을 줄 알았는데 어느 날 그 흉터가 선명하게 드러나 숨도 못 쉬게 한다. 다 잊은 줄 알았는데 얼마나 강하게 튀어나왔는지 정면으로 부딪혀 정신을 아득하게 한다.
잊었다고 말하고 보냈는데, 시간도 흘렀는데 왜 이러냐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답하는 자는 없지만, 물어본다.
어떤 이의 기억 속에,
나는 영원히 사라지고,
나만 홀로 표류할 뿐이다.
오늘의 그림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