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연연하는 그림일기 - 너는 여러 가지 색으로 이루어진...
친구가 72색 색연필을 선물해 주었다. 색연필을 받고 너무 좋았는데, 막상 무엇을 그려야 할지 막막했다.
잘 모를 땐 기초부터지! 라며 이 색연필의 리뷰 영상과 튜토리얼 영상을 찾아서 즐겨찾기해 두고, 색연필로 그린 그림들을 보다가 머핀을 그린 그림을 보고 나도 그려 보고 싶다는 생각에 도전해 보았다.
머핀, 주름이 잡힌 포장지, 생크림, 딸기의 형태를 잡고 천천히 색을 입히기 시작했다. 연필로만 그리다가 색이 눈앞에 있으니 마치 실제가 눈앞에 확 다가온 느낌이랄까. 딸기에 색을 입히면서도 이거 딸기 되는 거 맞아? 싶었고, 주름을 표현하기 위해 영상에서 보이는 색과 비슷한 색들을 가져다가 칠하면서도 이게 맞는 건가 싶었다. 연필로 명암을 쌓아가는 것도 그렇지만 색연필도 욕심 내지 말고 아주 연한 색부터 시작해서 내가 내고 싶은 색까지 천천히 다가가야 한다. 섣부르게, 딸기니까 빨간색! 이렇게 시작했다가는 그저 흰 바탕에 빨간 덩어리만이 보일 테니. 처음에 딸기를 그린 후 '이렇게 매력적이지 않은 딸기가?'라며 턱을 괴고 고민하다가, 가지고 있던 화이트 젤로 포인트를 줘서 마무리했다. 딸기와 크림 아래의 그림자를 표현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머핀의 색도 온갖 색을 다 레이어드 한 끝에 비슷하게 구현해 낼 수 있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색 중 가장 비슷한 색을 쓸 것, 억지로 밀어붙이지 말 것, 색과 색 사이의 조화를 생각할 것, 그리고 멀리서도 바라봐 줄 것(하하).
노란 화병 앞에 완성된 그림을 세워두고 첫 색연필화의 사진을 찍었다.
'크림이 올라간 부분이 어색하군, 크림이 너무 짙은 것 같기도 하고?'
팔짱을 끼고 서서 고개를 갸웃거려 가며 다음 도전 때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되새겼다.
나의 그림일기는 당연하겠지만, 그림 그리기와 함께 계속되고 있다.
무언가 그리는 시간은 여전히 즐겁고, 사념을 잠재우고, 어떤 때는 깊은 상념에 빠지게도 한다.
줄어든 연필의 키가 귀여워 보이니(귀여워 보이면 끝이지) 취미 생활에 대한 나의 마음이 더 커진 듯하다.
단 것을 선호하지는 않지만, 그리면서 단 것이 먹고 싶어졌다. 딸기도 왕창 먹고 싶었다. 하하...
내게 또 다른 힘을 가져다줄 색연필을 맞이하며. 앞으로 잘 지내보자 인사를 건네본다.
오늘의 그림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