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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인 May 07. 2020

나일강

Nile River, Egypt

저기 봐, 해가 내려앉고 있어.
천천히 그렇지만 알 수 없을 만큼 빠르게.
나는 이렇게 당신의 어제에 서 있어.
당신의 태양은 떠오르고 나의 태양은 내려앉아
우리는 서로 다른 감정으로 서로 다른 마음으로
서로를 그리워하고 있어.

이만큼 내려앉으면 눈 깜빡할 사이 사라져 버린다고.
함께 지는 해를 보던 누군가 중얼거렸지.
그러니 눈을 크게 뜨고, 심호흡하고 준비를 해야 해.
우리는 서로 순식간에 삼켜져 아무런 준비도 없이 가라앉고.
다시 다가설 수 있을 때까지 또 기다려.



구름이 뒤섞이며 춤을 추면 강물이 미친 듯이 일렁거려.

강은 내 앞에서 소리치며 울고
때론 나를 흔들어 놓기도 하고
때론 나를 붉게 물들여놓기도 해.
나는 이대로,

흐르는 대로 몸을 맡기고

당신과 만날 시간을 조용히 울며 기다리고 있어.

그날에 난,
태연한 얼굴로 당신의 얼굴을 감싸 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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