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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형 Jul 01. 2020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5분 만에 읽기!

철학유치원 원전 읽기


여러분은 ‘니체’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망치를 든 철학자, 초인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겠지만, 아마 가장 많은 분들이 떠올리는 내용은 이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의 대표작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한 구절인 ‘신은 죽었다’ 말이죠. 이 말은 얼핏 보면 단순히 기독교를 비판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가 이루고자 한 영역은 그보다 훨씬 크고 넓었습니다. 기독교를 포함한 서구 문명의 오래되고 낡은 가치를 모두 부수고 새로운 가치를 추구하고자 했던 것이죠. 그는 기존의 종교와 사상이 생을 부정하는 사상이라고 여겼습니다. 지금의 삶을 부정하고, 보이지도 않는 다음 세계, 새로운 가치를 이야기하는 것은 오히려 삶에 대한 모독에 불과하다고 보았던 것이죠. 그는 우리가 마주하고 있는 지금의 이 삶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럼 잠시 시간을 내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내용을 살펴보죠. 이 책의 주인공 격인 차라투스트라는 고대 페르시아의 예언자인 조로아스터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그는 30살이 되는 해에 고향을 떠나 산으로 들어가는데요. 10년간 깨달음의 기쁨을 누렸지만, 자신이 얻은 지혜를 사람들과 공유하고자 하산을 결심하게 됩니다. 산을 내려오던 중 그는 어느 늙은 은둔자를 만납니다. 그는 차라투스트라가 왜 구태여 스스로 얻은 지혜를 나누려 하는지 묻습니다. 사람들은 어차피 그의 말을 알아듣지 못할 테고, 그렇다면 그의 노력은 헛수고에 불과하게 될 테니까요. 그러나 차라투스트라는 은둔자에게 대체 당신이 산에서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이냐고 되묻습니다. 그는 노래하고, 울고 웃으며, 신을 찬양한다고 말합니다. 차라투스트라는 그 말을 듣곤 크게 웃으며 산을 내려옵니다. 그리고 생각하죠. 


어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저 늙은 성자는 숲속에 살고 있어서 신이 죽었다는 소문을 듣지 못했나 보다!


그렇다면 신의 죽은 세상에서 우리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일까요? 차라투스트라는 마을에 도착해 막 줄타기를 시작하려는 곡예사의 구경꾼 대열에 합류합니다. 그리고 곡예사가 곡예를 시작하기도 전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새로운 인간상, 즉 위버멘쉬(Übermensch, ’초인’이라고 번역되기도 합니다)를 제시하죠.


나 너희에게 위버멘쉬를 가르치노라. 사람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다. 지금까지 존재해온 모든 것들은 그들 이상의 것을 창조해왔다. 그런데도 너희는 이 거대한 밀물을 맞이하여 썰물이 되기를 원하며 사람을 극복하기보다는 오히려 짐승으로 되돌아가려 하는가?


여기서 위버(Über)란 ‘뛰어넘는’을, 멘쉬(mensch)는 ‘인간’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 위버멘쉬이란 기존의 해로운 전통과 가치를 뛰어넘어 새로운 가치관을 만들어내는 인간을 말하는 것이죠.


하지만 사람들은 그가 곡예사의 줄타기에 앞서 흥을 돋우는 광대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그를 지켜본 사람들과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니체의 철학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죠. 앞서 이야기했지만 니체가 말하는 ‘신’이란 우리가 기도를 올리는 신 외에도 인류가 떠받드는 다양한 가치를 이야기합니다. 낡은 도덕과 이성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 서양문화를 오랜 기간 지배한 플라톤의 이상주의적 세계관 등이 여기에 해당하죠. 그는 이런 모든 가치를 재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긍정하기 위해 노력하며 스스로의 가치 속에서 성장하는 ‘주인의 도덕’ 또는 ‘강자의 도덕’을 실천할 필요가 있다고 보았죠. 


마지막으로 그는 위버멘쉬는 이 세계의 영원회귀함을 받아들인다고 믿었습니다. 영원회귀란 말 그대로 세상 모든 것이 영원히 회귀한다는 믿음을 말합니다. 자연의 모든 과정을 결정하는 유한한 수의 요인들이 존재하므로, 그 수의 가능한 조합들이 존재한다면, 이 수가 다 찬 뒤에는 이전의 조합이 반복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그는 이처럼 영원히 창조되며 영원히 파괴되는 세계를 ‘디오니소스적 세계’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이를 받아들이는 초인의 태도를 니체는 아모르 파티(amor fati), 즉 ‘운명에 대한 사랑’이라고 이야기하죠.


니체는 오랜 기간 다양한 평가를 받아 왔습니다. 누군가는 그의 책이 이해하기 어려운 말과 은유로 가득하다며 손가락질했고, 그가 세상을 떠난 뒤 약 30여 년 동안은 나치즘에 의해 그의 사상이 왜곡되어 설파되기도 했죠. 하지만 인간의 가능성을 믿은 그의 사상은 제1, 2차 세계대전 이후 인간의 가능성을 고민하던 철학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기존과는 다른 관점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방향으로 인간을 나아가게 하고자 한 철학자가 바로 프리드리히 니체였던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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