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준형 Jul 06. 2020

우리는 왜 아름다움에 이끌릴까?

철학으로 던지는 질문

철학으로 던지는 질문

우리는 아름다움, 즉 미美에 대한 수많은 질문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 저건 왜 아름답지? 객관적인 아름다움이라는 게 존재할까 등등 말이죠. 그런데 이런 질문을 던진 건 비단 우리뿐만이 아닙니다. 철학자들 역시 미학(aesthetics)이라는 분야를 개척하며 미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고자 노력했죠. 


우리에게 주어진 질문에 답하기 전, 우리는 이 질문에 답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바로 ‘미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그것이죠. 인식하지 못한 분도 계실 수 있겠지만 사실 ‘미’는 우리 일상 생활 곳곳에 존재합니다. 영화 <패터슨>의 초반부, 주인공인 패터슨은 아침을 먹으며 자주 사용하는 성냥갑을 본 뒤 다음과 같은 시를 창작합니다.



우리 집에는 성냥이 많다
언제나 손 닿는 곳에 둔다
요즘 우리가 좋아하는 제품은 오하이오 블루 팁,
전에는 다이아몬드 제품을 좋아했지만
그건 우리가 오하이오 블루 팁 성냥을 발견하기 전이었다.
훌륭하게 꾸민, 견고한
작은 상자들로 짙고 옅은 푸른색과
흰색 로고는 확성기 모양으로 쓰여 있어,
마치 세상에 더 크게 외치려는 것 같다,
“여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성냥이 있어요,
4센티미터의 매끈한 소나무 막대는
머리에 거친 포도색 모자를 쓰고,
차분하고도 격렬하게
오래도록 불꽃으로 나올 준비를 하고
사랑하는 여인의 담배에
불을 붙여줄지도 몰라요.
난생 처음이자 다시 없을 불꽃을
이 모든 걸 당신께 드립니다.”
그 불꽃은 당신이 내게 주었던 것
나 담배 되고 당신 성냥 되어
혹은 나 성냥 되고 당신 담배 되어
키스로 함께 타올라 천국을 향해 피어오르리라


하지만 미는 비단 성냥갑에서만 발견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잠시 우리의 하루를 떠올려보죠. 단잠을 깨운 아침의 알람 소리는 선율의 아름다움 여부가 미와 관계를 지니고 있으며, 출퇴근 때 지나는 도시의 풍경도 미와 관계를 지니고 있습니다. 보다 넓은 의미에서 보면 점심 식사가 맛있는지 여부도 미와 관련이 있으며, 포털 페이지에서 마주한 배너 광고와 집중을 위해 듣기 시작한 음악소리도 미와 관련을 지니고 있죠.


미는 이처럼 우리 삶 곳곳에 존재합니다. 미는 다양한 인간과 동식물, 그리고 사물에서 드러나며, 이러한 미를 느끼는 것을 우리는 ‘미감’이라고 말하죠. 그리고 미를 표현하는 것에 대해 사고하고, 미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과정을 우리는 ‘미학에 대한 사고’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렇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미를 모두 이해했다고 보기는 왠지 어려운 것만 같습니다. 당연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펴본 것들은 어쩌면 미의 어떤 측면 또는 예에 불과하니 말이죠. 그렇기에 미에 대한 정의와 궁금증은 여전히, 어쩌면 영원히 이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자, 그럼 질문으로 돌아가 이야기를 나눠보죠. 우리는 왜 아름다움에 이끌리는 것일까요? 정의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아름다움이 대체 무엇이길래 우리는 홀린듯 ‘예쁘다’며 맑은 하늘을 카메라에 담고, 슬픈 영화를 보며 눈물 짓는 걸까요.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