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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준형 Jul 31. 2019

헤르만 헤세 <데미안> 읽기

책이다 라이브 독서모임 9회차


1. 작가 소개

헤르만 헤세(Hermann Hesse).1877년 7월 2일 출생. 독일 남부의 소도시 칼프에서 개신교 선교사인 요하네스 헤세와 마리 군데르트 사이에서 태어났음. 아버지 요하네스 헤세는 에스토니아 출신으로 인도에서 선교활동을 한 적이 있었으며, 외삼촌 빌헬름 군데르트는 일본에서 불교 연구를 한 인물이었음. 어머니는 전 남편과의 사이에 두 아들이 있었고, 헤세의 형제로는 누이 아델레와 동생 파울, 게르트루트, 마리, 한스가 있음. 유년기(1881-1886년)를 양친과 함께 바젤에서 보냈으며, 9살이 되던 1885년 다시 칼프로 되돌아갔음.


이후 1889년까지 실업 학교에 다닌 그는 1890년 신학교 시험 준비를 위해 괴핑엔의 라틴어 학교에 다님. 뷔르템베르크 국가시험에 합격, 신학자를 위한 첫 관문을 통과했지만, 1892년 신경쇠약증이 발병하며 신학교를 도망치듯 나오게 되었음. 중퇴 사유는 '시인이 되지 못하면 아무 것도 되지 않겠다'는 것. 결국 그는 이듬해인 1893년 완전히 학업을 중단하게 됨. 이후 방황하던 그는 튀빙겐에서 서점 점원으로 일하며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비로소 삶의 안정을 찾게 되었음.


1899년 첫 시집 <낭만의 노래>와 산문집 <한 밤중의 한시간>이 발간되었으며, 1904년 출간된 <페터 카멘친트>를 통해 일약 스타 작가가 되었음.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반전주의적 태도로 극우파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으며, 이러한 자신의 입장을 토대로 <데미안>을 저술하게 됨. 이후 그는 1923년 스위스 국적을 취득하였으며, 1946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음. 1962년 사망.


2. 작품 소개

제1차 세계대전 종전 다음해인 1919년에 발표한 소설. 출간 당시에는 주인공 이름인 에밀 싱클레어라는 익명으로 발표하였으나, 문체가 헤르만 헤세의 것과 같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4쇄부터는 자신의 이름을 사용하였음. 헤세의 작품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작품 중 하나로, 당대 젊은이들의 많은 공감을 얻음.


  Q. <데미안>은 제1차 세계 대전 직후, 독일에서 발간됐다. 당시에 이 작품은 어떤 의미를 가졌을까?


주요 등장인물은 다음과 같음.


  (1) 에밀 싱클레어: 이 책의 주인공. 청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갈등이 이 책의 중심 소재임.

  (2) 막스 데미안: 싱클레어의 친구. 싱클레어가 성장해 가며 겪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물임.

  (3) 피스토리우스 : 오르간 연주자. 데미안처럼 싱클레어에게 많은 영향을 준 인물임. 원래 신학을 공부했지만, 신비스러운 종교적 사념에 몰두하여 이를 그만두었음.

  (4) 에바 부인: 막스 데미안의 어머니. 많은 이들이 그녀를 구원의 존재로 추앙함. 싱클레어 역시 그녀의 매력에 빠져들었으며, 그녀 역시 끝까지 그의 앞날을 이끌어주는 존재로 남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데미안>은 에밀 싱클레어라는 인물이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갈등, 그리고 그 극복을 주요 소재로 삼고 있음.


3. 줄거리와 질문들

<데미안>은 크게 세 가지 사건을 다루고 있음. 첫 번째는 프란츠 크로머와의 만남이 그것이고, 두 번째는 상급 학교 진학 후 겪게 되는 방황의 경험, 세 번째는 에바 부인과의 만남과 제1차 세계대전이 그것임.


  (1) 첫 번째 사건 : 빛의 세계, 어둠의 세계

싱클레어는 부모의 따뜻한 보살핌과 기독교 신앙 안에서 자라나는 유복하고, 평범한 소년임.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이웃의 가난한 동갑내기 친구들과 어울리던 도중 프란츠 크로머라는 불량 소년을 만나게 되고, 어둠의 세계에 처음으로 발 디디게 됨.


"마침내 나도 순전히 두려움에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대담한 도둑질 이야기를 꾸며내어 스스로 그 주인공이 되었다. 친구들과 함께 밤에 모퉁이 물방앗간집 옆의 정원에서 사과를 한 자루 가득 훔쳐낸 이야기였다. 그것도 보통 사과가 아니라 최상품인 레네트 종과 황금색 파르메네 종의 사과들로만 훔쳤다. 순간의 위험에서 도망치려고 이런 이야기를 꾸며낸 것이다. 꾸민 이야기를 하기란 내겐 쉬운 일이었다."


Q. 내가 이런 거짓말을 했던 경험은?


이러한 거짓말로 트집 잡힌 싱클레어는 부모의 돈을 훔쳐 크로머에게 바치는 일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고통을 발견한 데미안은 그를 어둠으로부터 단번에 구해냄.


"안녕?" 내가 말을 걸었다.

"안녕, 싱클레어?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어. 이제 크로머가 안 괴롭히지?"

"네가 그랬어? 어떻게? 대체 어떻게 한 거야? 이해가 안 돼. 그 애가 얼씬도 안 하다니."

"잘됐네. 혹시라도 다시 나타나면... 그럴 것 같진 않지만 워낙 나쁜 녀석이니까. 혹시 나타나면 데미안을 기억하라고만 말해."


Q. 데미안은 어떻게 크로머를 물리쳤을까?


그와 더불어 데미안은 성경 속 이야기인 '카인과 아벨'을 정반대로 해석해버리는 모습을 보임. 다시 말해, '악' 혹은 '어둠'으로 해석되는 카인을 신으로부터 독립한 초인적 인간이었다고 해석한 것.


"데미안이 가고 나자 나는 그에게 들은 모든 말이 하나도 믿기지 않았다! 카인이 고귀한 인간이고, 아벨이 겁쟁이라니! 카인의 표식이 용감함과 특별함의 징표라니!"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싱클레어의 이분법적 세계가 점차 무너지기 시작함.


  (2) 두 번째 사건 : 빛의 존재, 어둠의 존재

상급학교에 진학한 싱클레어는 방황을 시작하게 됨. 술과 향락, 성욕에 빠진 것. 그는 여기에서 한 편으로는 쾌감을, 다른 한 편으로는 좌절을 맛보게 됨.


Q. 술과 향락, 성욕에 빠지는 것은 '잘못된' 것인가?


"첫 번째 술자리는 곧 다른 술자리로 이어졌다. 술을 마시며 요란하게 노는 일이 학생들 사이에 자주 있었다. 참석자들 중 내가 제일 어린 축에 들었다. 그러나 곧 나는 마지못해 받아주는 풋내기가 아니라 주모자이며 별과 같은 존재, 악명 높고 무모한 술집 귀신이 되었다. 나는 또다시 어두운 세계에 완전히 속해 악마에게 지배당했고, 그 세계에서 멋진 녀석으로 통하게 되었다.

그러면서도 비참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성적 쾌락에 빠져 자신을 망가뜨렸다. 학우들은 나를 지도자이자 악동, 지독하게 예민하고 영리한 놈으로 여겼다. 그러나 정작 내 소심한 영혼은 내면 깊숙한 곳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었다."


그러던 중 싱클레어는 베아트리체(라고 이름 붙인) 여성과 마주하게 됨. 그리고 그는 그녀를 자신의 새로운 이상으로 삼아 자신의 내면을 다시 세우고자 노력함. 어둠(악)의 존재에서 다시금 빛(선)의 존재로 나아가고자 노력하게 되는 것.


"베아트리체를 숭배하며 내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어제만 해도 미숙하게 냉소를 퍼붓던 내가 이제는 성자게 되겠다는 목표를 지닌 사제가 되었다. 나는 그동안 익숙했던 사악한 삶을 버렸을 뿐 아니라 모든 것을 순수하며 고귀하고 우아하게 바꾸려고 노력했다."


그러던 어느날, 싱클레어는 데미안을 떠올리게 됨. 그리고 그에 대한 그리움으로, 자신이 그린 '알을 뚫고 날아오르는 매'의 그림을 데미안에게 보냄. 그리고 데미안으로부터 온 답장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 있었음.


"새는 알을 뚫고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


Q. 싱클레어는 왜 '알을 뚫고 날아오르는 매'의 그림을 데미안에게 보냈을까? 데미안은 왜 위와 같은 답장을 보냈을까?


아브락사스의 의미를 찾아 방황하던 싱클레어는 오르간 연주자인 피스토리우스를 만나 그 의미를 배우게 됨. 그는 신이기도 하면서 동시에 악마이기도 한 아브락사스를 알아가면서, 선과 악의 내면의 갈등을 통합해 나가는 내적 자아의 힘을 발견하게 됨.


"우리는 항상 인격의 경계를 너무 좁게 한정 지어요! 자신의 인격을 다른 사람과 구별되는 것, 유별난 것으로만 떼어 생각한단 말이오. 하지만 우리는 각자가 온전한 세계예요. (중략) 그리스인에게든 중국인에게든 혹은 줄루족에게든 상관 없이 지금껏 존재했던 모든 하느님과 악마는 우리 안에 가능성과 소망, 배출구로서 존재하지."


"싱클레어, 우리의 신은 아브락사스예요. 그는 신이면서 악마이고, 밝은 세계와 어두운 세계를 한 몸에 지니고 있어요. 아브락사스는 당신의 생각과 꿈을 모두 인정해요. 그 점을 절대로 잊어선 안 돼요. 그러나 일단 당신이 떳떳하고 평범해지면 그는 당신을 떠날 거요. 당신을 떠나 자신의 생각을 요리할 새로운 그릇을 찾아 나설 거요."


성 OO시 거주 기간 내내 이어진 싱클레어와 피스토리우스와의 관계는 결국 파국을 맞게 됨. 싱클레어가 피스토리우스가 내뱉는 아브락사스의 가르침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되었기 때문. 즉, 피스토리우스가 보인 과거 종교의식에 대한 집착에 실망하고 만 것이다.


"피스토리우스는 자신이 공부하고 있는 신비 의식과 종교의 형태에 관해 이야기하며 그것들의 가능한 미래를 그려보는 일에 몰두해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내게는 궁금하고 흥미롭기만 할 뿐 중요해보이지는 않았다. (중략) '피스토리우스.' 나는 불쑥 입을 열었는데, 나 자신도 놀라고 당황할 만큼 적의가 드러나 있었다. '언젠가 내게 다시 꿈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했죠? 당신이 밤에 꾸는 진짜 꿈 말이에요. 지금 당신이 하는 지긋지긋한 구닥다리 같아요!'"


Q. 싱클레어가 위와 같은 이야기를 한 이유는 무엇일까, 즉 아브락사스는 무엇일까?


대학에 진학한 싱클레어는 기대와는 다른 대학의 분위기에 염증을 느낌. 그러던 중 우연히 데미안과 만나게 되면서 새로운 환경과 마주하게 됨. 데미안의 어머니인 에바 부인을 사랑하게 되었으며, 당시의 전체주의적 시대상황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나도 괜찮았다. 세상에서 이 여인을 알게 되고 그 목소리에 취하고 그 곁에서 숨 쉴 수 있어서 행복했다. 그녀가 내게 어머니이든 연인이든 여신이든 상관없었다. 거기에 있어만 준다면! 내 길이 그 옆에 놓여 있기만 하다면!"


"세상이 완전히 썩었다는 사실은 우리 둘 다 알고 있어. 하지만 그 점이 세상의 붕괴나 그와 비슷한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근거는 되지 않아. 하지만 나는 수년간 꿔왔던 꿈들을 바탕으로 결론을 내렸지. (중략) 아무튼 그 꿈들로 인해 구 세계의 파멸이 다가오다는 걸 느꼈어. (중략) 죽음의 냄새가 나. 죽어야만 새로운 탄생이 가능하니까. 생각했던 것보다 더 끔찍해."


그리고 전쟁이 시작된다. 데미안은 대위로서 전쟁에 참여하였으며, 싱클레어 또한 전쟁터로 나아간다. 싱클레어는 전쟁터에서 큰 부상을 당하게 되며, 그를 찾아온 데미안을 만나고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Q. 싱클레어의 부상은 소설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Q. 싱클레어에게 있어, 소설 초반의 데미안이 가지는 의미와 종반부에 가지는 의미는 어떻게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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