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학년이 사라졌다.

by 앙니토끼

이번 주, 첫째 딸의 공식적인 초등학교 2학년이 끝났다.

딸의 학교는 한 달 간의 겨울 방학 후, 2주 정도 학교에 가고 다시 2주 정도의 봄방학이 있다.

2월 첫 주에, 한 달의 겨울방학이 끝나고 등교를 했다.

일주일에 한 번, 월요일이었다.

설 연휴까지 단 3번 등교할 수 있었다.

2학년의 마지막 등교 전날 밤, 자기 전에 기도를 했다.

“내일은 2학년의 마지막 날입니다. 몇 번 가지 못 했지만 한 학년을 잘 마무리하고 3학년 때는 학교에 더 많이 갈 수 있게 해 주세요.”

라고 하고 있는데 갑자기 “몇 번 가지도 못 했는 데에~~” 라며 딸애가 훌쩍거렸다.


매일 등교했던 1학년 때는 아침마다 일어나는 것이 힘들어서,

수학이 싫어서,

학교에 가기 싫을 때가 많았다.

기본적으로는 학교를 좋아하긴 했음에도 말이다.


2학년이 되어 코로나로 단 한 번도 등교하지 못하고 몇 달의 시간이 지나갔다.

6월이 되어 일주일에 한 번 등교를 하게 되었을 때,

아이는 팔짝거리며 신나 했다.


사실 온라인 수업도 적응이 됐고 일주일에 한 번 등교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다.

어차피 한 번 밖에 못 가는데 굳이 바이러스의 위험에 노출시킬 필요가 있나 싶어 보내지 말까도 생각했었다.

하지만 아이는 계속 마스크를 쓰고 있어도 괜찮다며 학교에 너무너무 가고 싶다고 했다.


등교한 첫날, 하교 후에 아이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

“너무너무 좋았어. 마스크 쓰는 것도 하나도 안 힘들었어. 밥도 진짜 맛있었어.”


친구랑 대화도 못 하고,

쉬는 시간에도 화장실 가는 것 외에는 계속 앉아있어야 하고,

넓은 테이블에서 밥도 혼자 먹어야 했지만 그래도 신나 하는 아이의 모습에 마음이 짠했다.


등교는 몇 번의 위기가 찾아왔다.

일주일에 한 번에서, 두 번으로, 세 번에서 다시 원격으로.

다시 두 번으로, 한 번으로.

코로나 상황에 따라 등교일 수는 계속 조정되었다.

돌봄의 문제 때문에 1학년 매일 등교, 2학년은 세 번 등교로 정해진 적도 있었지만 한 주도 가지 못하고

3차 대유행 때문에 다시 원격으로 전환되었다.


아이가 학교에 간 시간은 아이에게도 기쁜 날이었지만

엄마인 나에게도 일주일에 한 번 혹은 두 번 오는 귀한 쉬는 시간이었다.

처음엔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보냈지만 학교에서 어떻게 보내는지 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면

내 생각보다 철저하게 관리가 되어서 안심할 수 있었다.


일 년 동안 총 몇 번이나 학교에 갔을까.

한 학년이 통째로 사라진 것 같다.

학교에 가는 게 일상이 아닌 이벤트가 될 줄이야...


부디 3학년은 더 많은 날들을 학교에 갈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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