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신 숲

인제 자작나무 숲

by 앙니토끼

무모한 첫 캠핑을 정리하고 우리는 다음 목적지로 향했다.


2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인제 자작나무 숲.

여름의 더위도 가시게 했던 만산동 캠핑장과 달리 주차장부터 열기가 이글이글했다.

몇 년 전 워크숍으로 한 번 다녀왔던 남편이 가이드가 되었다.


“물을 좀 사야 할까?”


“올라가면 매점이 있어. 거기서 시원한 거 마시면 돼.”


남편의 그 말만 믿고 절반 밖에 남아있지 않은 500ml 물 한 통을 들고 출발했다.


자작나무 숲까지 가는 길은 생각보다 험난하고 길었다.

멋진 경치 보는 것보다 액티비티 한 놀이가 즐거운 초등 2학년 아들이 찡찡대기 시작했다.


“언제까지 가야 돼?”

“얼마나 남았어?”


모든 아이들의 레퍼토리.


다른 것보다 목이 너무 말랐다.

매점에서 시원한 걸 마실 생각만 하며 출발한 지 20분도 안 되어 물은 다 마셔버렸다.

올라가는 내내 ‘자작나무숲이 언제 나올까’ 보다 ‘매점이 언제 나올까’를 생각했다.


드디어 힘들게 도착한 매점.

상상했던 느낌은 아니었지만 상관없었다.

남편과 나는 얼음컵에 넣어주는 봉지 커피를, 아이들은 주스와 탄산을 마시고 생수 2개를 샀다.


아직도 갈 길이 남아있었다.

자작나무숲에 언젠가 가 보고 싶었지만 주차장에서부터 거리가 이렇게 먼 줄은 몰랐다.

한여름이라 더 길게 느껴졌을지도.


그래도 중간에, 흐르는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며 쉬기도 했다.


점점 하얀 나무가 보이기 시작했다.

조금씩 하얀 나무가 많아진다.


드디어 도착


와~ 숲인데 눈이 부시다.

빽빽한 자작나무 사이로 보이는 하늘과 연두색 나뭇잎이 싱그럽다.



눈부신 자작나무 숲



메인포토존에 가면 자작나무로 만들어진 작은 오두막 같은 게 있고 해설사가 계신다.

설명도 해 주시고 사진도 찍어주신다.


“여기에 오면 꼭 파노라마로 사진을 찍어야 해요.”

라며 사진 찍는 팁도 알려주신다.


그때부터 내려갈 때까지 둘째 녀석은 시도 때도 없이 파노라마로 사진을 찍어댔다.


근데 건질 게 없네….


둘째가 찍은 건질 게 없는 파노라마 사진


오르는 길은 험난하지만 꼭 한 번은 가 봐야 할 곳, 자작나무숲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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