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은 비자림

월명호수공원

by 앙니토끼

질릴 정도로 많이 가던 곳이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소풍으로 참 많이도 갔다.

고등학교는 바로 옆이어서 벚꽃이 필 때는 무조건 보러 갔다.


새로울 것도, 별 감흥도 없었다.


그랬는데….


마흔이 되고 다시 간 월명호수공원은 달랐다.

내 머릿속에 있던 ‘월명호수공원 = 수시탑’이라는 공식이 깨졌다.


이런 곳이었던가?

월명호수를 둘러싼 산책로는 걷기에 정말 좋았고, 편백숲은 편백나무가 가득하고 향긋했다.


가장 좋았던 곳은 호수 바로 앞에 있는 벤치였는데 그곳에 앉는 순간 깊은 산속에 들어온 것만 같았다.

눈앞에 펼쳐진 산과 바로 앞의 잔잔한 호수는 평온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고작 10여분을 걸어왔을 뿐인데 이런 경치를 만날 수 있다니…


쉬는 날이면 그곳에 자주 갔다.

아이들도 좋아했다. 물수제비를 하며 재미있어했다.


산골소년들 같은 느낌


평온하다


서울에서 지인이 놀러 오면 월명호수공원에는 꼭 데리고 갔다.


호수 앞 벤치 다음으로 좋아하는 구간이 있는데 유아숲체험원으로 가는 작은 길목이다.

이 길을 걸을 때, 제주도의 비자림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정말 짧은 구간이지만 굉장히 좋아하는 곳이다.


나의 작은 비자림




유아숲체험원도 아이들이 놀기에 좋다.

사람이 없을 때가 많아서 우리 가족은 종종 간식을 사들고 여유롭게 평상에 앉아 소풍 나온 기분을 즐겼다.


작년에는 새롭게 무장애길이 조성되어서 호수와도 더 가까워지고 휠체어가 갈 수 있는 구간이 늘어났다.


하얗게 눈 덮인 겨울의 편백숲도 매력적이다.

귀찮음과 추위를 이겨내면 만날 수 있다.

눈 덮인 편백숲


쓰다 보니 월명호수공원의 매력이 한 두 개가 아니다.

산책하기 좋은 계절이 다가온다.

또 어떤 매력을 발견할 수 있을까?


가을의 월명호수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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