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첫 해 여름, 갑자기 남편이 캠핑을 가자고 했다.
우리는 캠핑장비가 하나도 없었는데 어머니가 사놓고 안 쓰시는 장비들이 있었다.
텐트, 버너, 코펠, 웬만한 건 다 있어서 1박 2일 캠핑을 떠났다.
장소는 강화도 함허동천 야영장.
매표소에서 보니 일반야영장과 전기사용야영장이 있었는데 전기사용야영장은 주차장 바로 옆이었다.
이런 데서 무슨 캠핑을 하냐면서 남편은 위로 올라가자고 했다.
지금은 오토캠핑을 다니지만 그때는 캠핑을 하면서 전기를 쓸 수 있다는 것조차 몰랐다.
매표소 옆에는 리어카가 잔뜩 있었다.
리어카에 캠핑짐을 싣고 명당자리를 찾아 올라가기 시작했다.
옆에는 계곡이 있고 날씨도 좋아서 우리는 신나게 출발했다.
데크가 하나둘씩 나타났지만 자리가 만족스럽지 않았다.
이왕 온 거 더 좋은 자리를 잡자며 남편은 리어카를 끌었다.
오르막이 점점 심해졌다.
포기하고 어느 정도에서 만족하고 자리를 잡을까 했지만 거기까지 올라간 게 아까웠던지 남편은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계속 올라갔다.
드문드문 있던 사람들이 점점 안 보이더니 우리가 도착한 곳엔 아무도 없었다.
데크 하나에는 텐트를, 하나에는 돗자리를 폈다.
남편이 누군가 버리고 간 화로대를 주워오더니 나뭇가지도 주워와서 불을 피웠다.
커다란 돌 두 개를 의자 삼아 앉아 고기를 구워 먹었다.
지금은 엄두도 못 낼 일이다.
아무도 없어서 흰둥이도 자유롭게 돌아다녔다.
산책 나가면 나오지도 않는데 끊임없이 영역표시를 하는 흰둥이는 그날 자연 속에서 원 없이 마킹을 했다.
밤에는 화장실 불 말고는 아무것도 없어서 정말 깜깜했다.
화장실에 곱등이가 잔뜩 있어서 화장실 갈 때마다 힘들었던 것 말고는 모든 게 좋았던 기억.
그날의 우린 자연인이 된 것 같았다.
누구의 시선도 없이 자연 속에서 온전히 우리 셋.
그런 야생의 캠핑은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날의 기억이 너무 강렬해서인지 13년이 지난 지금도 종종 떠오른다.
행복했던 흰둥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