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아기.
이 조합을 생각하면 생각하는 로망이 있을 것이다.
개가 아기를 소중하게 대하고 지켜주는 모습을.
아기가 꼬리를 잡아당기고 조금 귀찮게 굴어도 너그럽게 받아주는 모습을.
사이좋게 음식을 나눠먹는 모습을.
서로 예뻐하고 좋아하는 모습을.
나 역시 그랬다.
흰둥이가 아기를 만나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좋아할까?
싫어할까?
무관심할까?
아기를 낳고 병원에 3일, 조리원에 하루 있다가 퇴소했다.
원래는 2주 동안 조리원에 있을 예정이었는데 내가 감기에 걸리는 바람에 2주간 아기를 안지 못 하고 유리 너머로 바라만 보던지, 아니면 모자동실을 해야 한다고 해서 하루 만에 나와버렸다.
흰둥이와 아기의 첫 만남.
조금 긴장이 됐다.
집에 들어가니 흰둥이가 꼬리를 치며 나왔다.
며칠 만에 보는 흰둥이에게 속싸개에 싸인 아기를 만나게 해 주었다.
흰둥이는 ‘킁킁’ 몇 번 아기 머리 냄새를 맡더니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흰둥이는 내가 다른 개들을 예뻐해도 질투를 한다는 느낌이 없었다.
아기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딱히 경쟁자로도, 동반자로도 여기지 않는 느낌이었다.
기대했던 그림이 아니어서 조금 실망하긴 했지만 질투하지 않는 게 어딘가 싶기도 했다.
아기가 태어나고 어려움은 예상치 못한 형태로 찾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