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으로 흰둥이의 움직임을 좇던 아이가 기어 다니기 시작하자 흰둥이는 귀찮아졌다.
흰둥이가 가장 자주 누워있던 커다랗고 납작한 분홍토끼 인형.
아이는 종종 기어가 흰둥이를 만지작거렸다.
살살 만지는 건 괜찮았지만 아이는 조심성이 없어서 흰둥이 옆에 가서 털썩 드러누워 흰둥이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아이가 낮잠을 잘 때면 흰둥이는 가끔 이불 끝 쪽에 가서 누워 있었다.
마치 이 정도 거리까지는 괜찮다는 듯이.
흰둥이가 유일하게 아이에게 가까이 가는 때는 뭘 먹고 있을 때였다.
10개월 즈음되었을 때, 귤 하나를 손에 쥐고 입에 넣었다 뺐다 하며 맛있게 먹고 있는 아이 앞에 흰둥이가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서 있었다.
흰둥이가 계속 바라보자 아이는 귤을 쥔 손을 무심코 내밀었다.
흰둥이가 귤을 날름 먹어버리자 아이는 손을 한 번, 흰둥이를 한 번, 다시 손을 한 번 보더니 “으앙~” 하고 울어버린다.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그 무렵의 흰둥이는 그렇게, 괜찮은 만큼만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