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냥한 할머니가 될 수 있을까

무루,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어>

by 수수

쫓기지 않고 소박하게 나이 들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언젠가 나도 진실도 작게 말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하루하루를 보낸 뒤 하나씩 꺼내먹는 앵두 맛 박하사탕의 맛에 감사를 가질 수 있을까.

이 책은 비혼, 여성, 집사, 프리랜서, 채식지향주의자, 그림책 읽은 어른, 무루의 “세계의 가장자리를 살아가는 마음가짐에 대하여”에 대한 책이다. 그는 말한다. “이상하고 자유로운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그리고 그는 독거노인이 될 것이란 사실에 근거한 추측과 함께 자신의 노년에 대한 기대를 품고 있는 사람이다.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자꾸 입꼬리가 올라갔다. 미소를 지으며 이 책을 읽어내려갔다.

나도 “사는 것이 무엇을 향해 가는지 조금씩 더 선명해졌으면 좋겠다”. 지금 바로 단박에 선명해지는 거 말고. 점차 내 삶을 잘 고루 살피며 말이다. 다른 것, 낯선 것, 쉽게 이해되지 않는 것, 오해받는 것. 무언가 선명하게 확신할 수 없다고 해도 선명한 아름다움은 존재한다. 내가 그것을 놓치지 않는 사람으로 나이 들어 갔으면. 무엇이 나의 ‘고유함’인지 사실 잘 모르겠지만, 내가 살아가는 삶에서 ‘나’가 잘 들어맞았으면. 어쩌면 그게 고유함이란 건 아닐까 싶기도 하고.

소위 세상에서 말하는 ‘생산적’ 혹은 ‘돈이 되는 것’이 아니라도 궁금해서, 좋아서, 재밌을 거 같아서. 사람들의 삽집을 응원해줄 수 있는 사람을 생각해본다. 물론 무엇보다도 내가 나의 삽질을 응원해주고 싶고. 아, 되고 싶은 할머니 상이 늘었다.

“더 유연한 사람, 덜 편협한 사람, 더 성실한 사람, 덜 후회하는 사람, 더 지혜로운 사람.” 그렇게 상냥을 잃지 않는 사람. 그런 나이듦의 삶. 쉽지 않겠지만,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면 좋겠다. 무엇보다 내가 나에게 더 사랑을 주고 지금 그대로를 바라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쉽지 않을 테니까 자꾸자꾸 기억하고 말해야지. 무루같은 사람이, 그리고 나같은 사람도 세상에 자꾸자꾸 많아지면 우린 분명, 할머니가 되는 날을 설레며 기다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설레지 않더라도 괜찮다. 괴로워하지 않으며 기다림을 안고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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