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병모_바늘과 가죽의 시
소설의 도입부를 읽자니, <그렇게 우리의 이름이 되는 것이라고> 소설이 생각났다. 공교롭게도 이 책의 주인공 이름도 이안. 그 소설에서 새로이 이름 붙여진 이의 이름도 이안이었기 때문이다. 단지 이안이란 이름뿐 아니라, 이 두 이야기가 모두 ‘이름’에 대해 무언가 무게를 주고 있다는 것으로. 사람이 아닌, 무한인지 알 수 없으나 인간과 같은 유한의 생이 아닌 이들을 천사라고 해야할까 요정이라고 해야할까 싶은 그 존재들이 사람의 몸을 갖고 옷을 입고 이름을 갖게된 연유들이 주는 그 ‘이름’이 되는 것에 대해 말이다.
구병모 작가가 어떤 마음으로, 왜 이 소재로 이 이야기들을 써내려갔는지 알 수 없고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이 이야기가 아름다운 것이라고 명명하는데에 망설여지는 이유가 되지 않음을 안다. 어떻게 이런 소설을 썼을까. 이토록 시리고 아름다운 것을.
이것은 소설이지만, 정말 제목대로 ‘시’를 붙이지 않을 수 없는, 아주 아주 긴 시와 같은 소설이구나.
<바늘과 가죽의 시>, 구병모 소설, 현대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