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미움들

김사월_사랑하는 미움들

by 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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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다독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요. 좋은 하루 보내라는 안부가 서로의 절절한 바람이 되어요.” 보이는 건 온통 미워하는 모습, 미워하는 마음이라 할지라도 그것을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에 대하여. 미움에게 ‘사랑하는 미움들’이라 불러줄 수 있는 것에 대해 이 책을 여러 날 꼬옥- 껴안고 다니면서 생각했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래? 도 아니고 용서해주겠니, 라고 묻는 시작은 어떤 연유일까. 뮤지션인 김사월은 뮤지션인 김사월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본명의 시간들을 살며 똑같은 인간으로 살아가고, 불면의 시간을 살아가기도 한다. 살고 싶어 하고, 살아있기를 바라며 주변 사람들을 생각하기도 하고. 그건 고스란히 그의 노래에 담겨있어. 그런 그는 생각보다 친절하거나 다정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뭐 꼭 그래야 하나? 모르겠지만 말야.

이 책은 많은 비중이 꾸밈에 대한 고찰이 담겨 있다. 많은 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이 그에게 이상한 말들을 하곤 한다. 그런데, 그런 말을 듣는 그녀는 늘 웃기만 해야 할까? 그녀가 이야기하는 몸에 대한 고찰, 그러니까 매력적이고 싶은 그녀와 그녀 그대로이고 싶은 것들 사이에는 모순이 있다. 그 사이에는 간격이 있다. 끊고 싶어도 끊을 수 없는 건 그런 이중적인 것만 같은 태도이다. 그런데 그건 우리 모두 그러하며 살아가는 게 아닐까. 나는 그녀와 다른 몸을 가지고 있고, 그녀와 다른 꾸밈 노동의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이 사람의 그 몸부림에 공감한다. 그리고 여전히 그녀가 때론 어쩌지 못하는 모습으로 방황한다 해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그렇게 말해주고픈 사람들을 만나고, 나 역시 그 사람들에게 그렇게 듣고 싶다고 생각했다. 물론 이것도 고스란히 그의 노래에 담겨있어.

사랑하는 마음, 이 아닌 사랑하는 미움, 인 이 책. 그런데 그것이 다정하다는 것. 그런데 그것이 충분히 사랑이라 불리 울 수 있다는 것. 사랑받으려는 고독 속에서도 누군가를 사랑하고자 함을 멈추지 않은 그여서, 상처 받기 싫어서 미움만 잔뜩 가지며 도망가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돌아섰던 곳으로 서는 그여서. 그 넘치는 미움들, 모든 미움들 사이에서도 그가 살아가고자 한다는 마음, 그리고 그것이 사랑과 같은 말이라는 것은 그래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 이건 고스란히 그의 음악에 담겨있으니까 우린 사월의 음악을 그런 마음으로 만날 수 있어.


<사랑하는 미움들>, 김사월 산문집, 놀(다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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