앰 아이 블루?

매리앤 데인 바우어_앰 아이 블루?

by 수수

‘퀴어’가 ‘블루’로 보인다면 사람들은 놀라고, 기겁할까?

그보단 반갑고, 어떤 두근거림을 품을 이들이 더 많아질까?

내가 이상하고, ‘비정상’인 게 아니라는 안도나 힘을 받을까.


다채로운, 자신의 정체성에 다가가고, 알아가고, 혼들리고-의 길을 나선 청소년들이 등장하는 <앰 아이 블루?>속 이야기는 아름답고 때론 슬프다. ‘거꾸로 추는 춤’의 작가가 실제로 경험한 이야기는 안타까웠다. 이성애 하나만을 ‘정상적’ 사랑이라 주입하고 요구하지 않았다면 놓치지 않았을 빛깔이 색을 잃은 경험은 서글프다. ‘위니와 토미’는 우리가 꼭 성애적 사랑이 아니어도 서로에게 소중한 곁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좋았던 단편이었다. 작가 중에 로이스 라우리의 작가 소개가 인상 깊었다. 자신과 자신의 가족구성원들을 저마다가 지닌 다양한 정체성으로 설명했다. 그렇다, 우리는 이토록 다면적인 존재들임을. 그의 소개만큼이나 그의 소설 ‘홀딩’ 역시 너무 좋았다. 이혼한 아빠의 ‘남성’ 파트너의 죽음을 다루고 있는 이 소설은 나와 엄마 모두 아빠의 파트너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 그의 죽음 이후 아빠와 그의 친구들이 서로 모여 위로와 다양한 경험들을 나누며 시간을 함께 하는 그 애정의 시간을 지켜보는 기쁨을 주었다. 이 사회에서 ‘정상가족’으로 불리지 않는 사람들이 만드는 ‘정상’ 너머의 공동체와 사랑이 있다. ‘학부모의 밤’은 또 어떤가. 성소수자여서 낙인찍히고, 죽게 되는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너무나 많았고, 많다. 성소수자 동아리가 있고, 그것이 공식적으로 인정받는 학교 문화를 보여주는 ‘학부모의 밤’은 영화 <너에게 가는 길>을 생각나게 했다. 이 소설을 읽는데 왈칵 눈물이 난 것은 우리 모두에게 너무 늦지 않게 다가오길 바라는 환대와 연대, 지지와 애정의 모습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소설의 장점은 쉽게 잘 읽힌다는 것이다. 나온 지 꽤 오래 되었기 때문에 훨씬 넓고 다채로워진 한국의 퀴어 스펙트럼 속에서 이 책은 더욱 쉽게 읽히고, 어쩌면 당연한 일부일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그것 역시도 이 소설의 유효한 지점이겠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길에 성적 지향과 성별정체성도 당연히 들어갈 수 있고/들어가야 하고,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 되는 것 말이다. 이토록 다양한 사람들이 나온 이 소설의 이야기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가 그런 것 아닐까.


청소년성소수자위기지원센터 [띵동] 덕분에 즐겁게 책을 읽었습니다. ‘아무 조건 없이 사랑하시는 하나님께’ 한국어판을 바친다는 옮긴이의 말도 기쁜 마음으로 받습니다. 성소수자 청소년들의 삶을 다룬 이야기책에 마지막에 등장한 과연, “아무 조건 없이 사랑하시는 하나님”이실 테니까요. 그 마음으로 저도 저의 곁의 이십대, 삼십대, 오십대 할 것 없는 나의 사랑스런 퀴어 친구들과 그리고 여성을 사랑하기도 하는 양성애자 저, 또 언젠가 만날 그러나 아직 만나지 않을 나의 퀴어 친구들과 청소년 어린이들에게 그런 마음의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볼게요.


개인적으로는 세트로 청소년 시절을 담은 <엠 아이 블루?>에 이어 <우리를 뭐라고 불러야 할까>, 중노년의 이야기도 담긴 <팔꿈치를 주세요>를 읽어보면 어떨까 추천해보면서 끝.


<앰 아이 블루?>, 매리언 데인 바우어 외 14인 지음, 조응주 옮김, 곰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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