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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 Aug 31. 2023

엄마를 절에 버리러

이서수_엄마를 절에 버리러


<이선 프롬>을 읽고 곧장 이서수 작가의 제목에 눈길 안 갈 수 없는, <엄마를 절에 버리러>를 읽었다. 공교롭게도 ‘나’의 친구로 ‘이선’이 나오는 이 소설을. 끝없는 빛을 갚다가 모든 걸 버리고 싶은 적이 있던 소원, 까지는 아니지만 소원의 이야기에 마음이 움직였다. 살면서 죽고싶다는 생각을 하며 살지 않았는데, 그런 때가 빚 때문이었다.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보다는 당장 어떡하나, 싶었던 때가 있던 그때. 가족의 무게가 없다면, 나 혼자였다면 이러지 않았을 텐데 하고서도 결국 서러워 우는 목소리는 엄마에게만 보일 수 있었다. 돈이 많았던 가족일 때가 없었어서 소원처럼 상상하지도 않았고, 소원처럼 아무렇지 않은 딸이 되지 못했고, 하지만 우리는 또 아무렇지 않게 애정과 돌봄을 주고받는 원가족이기도 하다. 엄마 역시 ‘있잖아요 비밀이에요’의 월희처럼 고용되는 임금노동현장으로 가지 못할 것이다. 물론 그는 살면서 오랜시간 고용되는 임금노동보단 자영업자로서 자신이 자신의 생계 임금을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그런가. 모르겠다. ‘암 늑대 김수련의 사랑’ 엄마처럼 엄마가 누군가의 아내보단 암 늑대 김수련씨처럼 다른 사람을 선택해도 그게 더는 이상한 게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엄마를 절에 버리러’가는 건 성공할 수 없었지만, 그건 끝내 성공하지 않는 것이 좋았을 것일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작가, 라고 말할 수 있는지를 차치하고 이서수 작가는 기억에 남을 작가인 듯 하다.


<엄마를 절에 버리러>, 이서수 소설, 자음과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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