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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 Sep 18. 2023

성범죄 가해자는 어떻게 감형을 ‘구매‘하는가

김보화_시장으로 간 성폭력


“어떤 ‘말하기’와 ‘듣기’에 대한 기록”일지도 모를 <시장으로 간 성폭력>. 여러/다양한 인터뷰이의 ‘말’들이 이 책에 가득 존재한다. 여기 담긴 그 ‘말’들의 ‘말하기’와 ‘듣기’. 성폭력을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거나 피해자에게 가해지는 폭력적 언어들이 아니라 다른 편에 서서 성폭력을 정치적인 것으로 다시 위치시키고, 성폭력 사건이 해결되어가는 과정과 장을 페미니즘 정치의 ‘실천’ 공간으로 나누기 위한 이 글의 ‘성폭력 정치’의 재구성은 그간 정치적이지 않다고, 공적이지 않다고, 사사롭다고 치부되고 가려졌던 이야기들이 선 자리를 이동시켜 다른 말하기로 말을 건넨다. 성폭력 사건의 해결에 대해 말하는 장에서는 친족 성폭력 및 데이트성/폭력처럼 친밀한 관계에서의 성폭력이 어떻게 더욱 은폐되기 쉬운 구조에 놓여있는지를 이야기한다. “친밀한 관계에서 성폭력은 사랑/동의/합의/거래/협상/위협 등의 경계에서 단순히 동의의 여부를 넘어 몸의 경험과 정서적 경험을 오가기 때문에 복합적인 양상을 든다. 동의하지 않았으나 거절하지도 않은 성적 행위들이 일상적으로 이루어져 법적으로 폭행과 협박을 증명하기가 매우 어렵고, 그 과정에서 성적 자기결정권의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도 쉽지 않다. 따라서 데이트성/폭력이 법적 해결에서 누락되는 주된 이유는 법적 언어로 피해를 증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피해경험자들이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피해자를 만들지 않고, 이 공동체/조직/사회의 변화를 만들기 위해 저항과 투쟁으로서 성폭력 사건 해결과 싸워다는지에 대해 만나면서 페미니즘 정치로서의, 저항의 정치로서의, 연대의 정치로서의 ‘성폭력 정치’를 만나게 된다. 성폭력이 별 문제 아니라는 식으로 가해자의 손을 잡거나 문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않는 법체계의 한계/문제를 비판하고 우리에게 어떤/다른 상상과 실천, 연대와 책임이 필요한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만들어왔는지를 피해경험자의 말하기로 이 책은 독자와 만나게 하고, 밀접하게 연결성을 건네준다. 징글징글하지만, 성폭력 가해자를 지원하는 법률서비스가 어떻게 인기있는 시장의 상품이 되어 운영되고, 성범죄 가해자는 감형 받고 위로 받는 소비자로 자리매김 하며 서로 폭력을 용인하며 용기의 ‘형제’ 집단을 만들고 있는지 이 책을 통해 흥미롭게 만났다. (부들부들)


& 파이의 박사논문 완성과 그리고 그것이 이렇게 단행본으로 수정•보완되어 나온 것이 기쁘고, 책을 흥미롭게 읽었는데 이를 함께 읽을 수 있어 더욱 기쁨이다.

이 책의 원 연구인 파이의 논문 제목: <성폭력 사건 해결의 ‘법시장화’ 비판과 ‘성폭력 정치’의 재구성에 관한 연구>


<시장으로 간 성폭력>, 김보화, 휴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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