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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 Oct 10. 2023

읽는 사람

허윤선_읽는 사람


허윤선 에디터의 인터뷰집 <읽는 사람>을 읽게된, 아니 읽지 않을 수 없는 이유라고 해야겠다. 나는 그것이 한 페이지가 됐든 어쨌든 매일 읽는 사람이다. 비록 책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늘상 잘 알지 못하더라도 성실한 독서생활자 삶을 살아가는 편이고, 내 삶은 책으로 많은 이로움과 사유가 이뤄졌다. 그러니 ‘책으로 영감을 탐색하는 독서 생활자와의 대화’라고 하는 책을 읽지 않을 도리가 있나? 거기에 하나 더. 이 책은 2016년부터 2022년동안 인터뷰한 34명의 아티스트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내가 좋아하는 이들이 꽤 많다. 정말이지 읽지 않을 도리가 없다.


책을 왜 읽는가. 허윤선은 시작하는 글에 이렇게 썼다. “두 여러분 속에, 그리고 이 인터뷰 안에 있습니다. 독서는 혼자서만 가능한 일이지만, 책을 읽는 사람들은 항상 책과 책으로 연결됩니다. 고독할지언정, 책이 있다면 누구도 외롭지는 않습니다.” 그렇다. 독서는 혼자서 가능하고 또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우리는 책으로 항상 다른 책, 다른 사람과 연결될 수도 있다. 그래서 나는 혼자서도 책을 읽고, 사람들과도 책을 읽는다. 독서는 외롭지 않은 가장 쉬운 타인과의 연결과 자신과의 우정을 만드는 방법이다.


이설 배우편에서 최진영 작가의 책들이 나와서 좋았고, 그가 책을 정말 좋아하고 어디서든 읽으려는 사람이라 동질감이 느껴졌고, 좋았다. 임현주 아나운서편도 좋았다. 그가 좋아하는 <붕대 감기>, <스토너>, <쇼코의 미소>는 나 역시 좋아하는 책이기도 하고 그의 자기전 책읽기, 밑줄긋기 부분을 읽으면서도 나의 독서방식과 공감되었다. 강말금 배우편을 읽고 뜨끔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는데, 나도 그러고는 읽기를 중단하고 다른 책 읽기 바쁜지 오래이기 때문이다. 임화영 배우는 잘 몰랐는데, 한 시절 내가 너무너무 좋아했던 책을 그가 너무 좋아한다고 해서 잠시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대학 다닐 때, 칼럼을 써야하는데 칼럼을 쓸 줄 몰라서 그 책으로 서평을 썰고 선생님껜 이건 칼럼이 아니다, 단호박 소리 들어 위축 됐지만 어떤 선배가 잘 쓴 글이라고 해주어서 아직까지 마음에 남아 있는 게 생각이 났다. (그 책은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김신록 배우편은 책과 연기가 정말 잘 맞물리며 돌아가는 세계 같아서 좋았고, 어릴 때보다 점차 나이들며 이청아 배우를 좋아하게 됐는데, 그가 책을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라 뭔가 미소 지으며 그의 인터뷰를 읽게 되었다.


제인에어랄지 셰익스피어 이야기도 꽤 나와서 아직도 나는 읽지 못한 책들에 대해, 읽고 싶어지기도 했다. 특히 친구가 준 책을 읽기 전, ‘로미오와 줄리엣’을 보고 싶다 생각했다. 참고로 그동안 이 인터뷰에서 인생의 책을 물었을 때, <데미안>과 <인간 실격>이 가장 많이 나왔다고 한다. 인터뷰 중 유독 많이 나온 작가는 한강, 레이먼드 카버, 무라카미 하루키도 있고, 어릴 때 책을 읽은 사람들은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꽤 이야기했고, 박경리 선생님의 <토지>도 많이 언급됐다.


<읽는 사람>, 허윤선 인터뷰집,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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