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가은_세계의 주인
보고싶어서 극장만 검색하고 또 검색하고 또또 검색하던 윤가은 감독의 <세계의 주인>을 드디어 나도 보았다. 지난 일요일은 부러 서울서 시간을 맞춰 대구로 왔는데, 오오극장 매진이어서 볼 수가 없었다. 정작 보고싶은 이 영화는 보지 못하고, <우리들>과 <우리집>을 다시 보았는데, 아 여전히 좋더라. 초기에 얼마나 많은 이들이 영화 후기를 올리던지, 그런데 하나같이 영화 내용이나 스포 않은 채 보라고만 권하던지. 그래서 꾹 참고 하나도 찾아보지 않고 있다 영화를 보았다. 그래서 반가운 배우들의 얼굴이 있었다. 물론 어떤 내용일지 추정될만큼 뒤늦게 보았으나, 영화는 내 생각과는 아주 다른 세계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가슴이 묵직해지게 너무 좋았고 너무 슬퍼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걸 보다가 눈을 마주치면 같이 풋 웃거나 핑 왈칵 울어버릴 친구들과 같이 보았으면 좋겠다, 생각이 들었다. 주인에게도 해인에게도 없어도 됐을 일들이 누구에게도 일어나지 않길 바라지만, 어떤 시간 이후 주인에게도 해인에게도 통념으로 가려지지 않고, 가로막히지 않길, 더욱 바란다. 하고싶은 말이 너무 많았다가, 하나도 없다가 그래, 주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