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사람

홍은전_그냥, 사람

by 수수

그의 칼럼을 매번 챙겨보진 못했지만, 이따금 그의 글을 읽을 때면 늘 물기가 차곤 했어서 이 책이 읽기도 전부터 탁월할 책이 될 거라 생각들었다. 지난 5년의 글이 담겼으니 말이다. 책 앞과 뒤표지, 책등, 책 정보, 목차 등을 한참이나 보다가 어쩐지 왈칵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한참을 다스리고 페이지를 넘겼다. 그것도 잠시 자꾸 ‘우욱’ 눈물이 밀려 나올 것 같았다. 얼굴이 찡그려지며 한쪽 눈을 감으며 눈물을 버텼던 것 같다.
한번도 만난적 없는 그의 들뜬 표정이나 진지한 표정을 상상하며 함께 가슴 뛰며 책을 읽었는데, 어떤 글은 해당 글의 제목을 음성 언어로 읊조리는 시간도 있었다. 이 책의 여러 글에는 후원 요청이 있었다. 국가가 책임져야할 사람들의 삶이 외곽으로 밀려나고 많은 경우 죽음에 놓여야 했다. 언제나 그 곳에는 사람들이 있었으나 강제용역이나 포크레인 소리만을 듣는다 듯이 사람들이 지워져 갔고, 그는 그것을 기억하는구나, 를 넘어 함께 기억하려 하는구나, 기억하고 싶어하는구나, 생각했다.
영상이 아닌 짧은 글을 읽으며 왈칵 하게 만드는 일은 쉽지 않을 일일 것이다. 나는 그를 모르는 친구에게 요즘 읽고 있는 책이야, 라며 그를 설명할 때 물기를 머금은 글이라 했다. 그러다 이 책을 다 읽어갈 즈음에는 조금 달라졌는데, 그의 글은 물기를 머금은 게 아니라 힘을 다해 쥐고 있다가 내게 그대로 전해주려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슬픔만 담긴 글이 아닌데도. 기꺼이 흔들리고자 하는 이의 쓰기로 함께 흔들거리면서도 쓰러지지 않고 서 있을 수 있었다.
이 글을 읽으며 내게도 그런 가르침을 준 공간과 시간을 떠올렸고, 나의 그 지난 날을 벅차게 생각했고, 또 어떤 시간과 태도들애 고개를 떨구기도 했다. 부끄러움을 견디며 쓴 글이라 했다. 그런 그의 글을 나는 부끄러움을 견디며 읽었다. 그러나 어쩐지 조금 더, 사랑하며 살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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