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온유, 유원
“너 그러면 안 돼” 너는 그러면 안된다는 동네의 할아버지의 노여움을 듣는 사람(어린이). 유원은 그런 아이로 자라왔다. 온 동네가 알고 지나간 화재 사건으로 ‘살아남은 아이’ 유원은 “아, 걔”가 되었다. 친밀한 친구도 없이. 그리고 자신을 살리고 화재에 사망한 언니도 없이. 물론 아빠 엄마 그리고 언니의 친한 친구 신아언니가 있지만. 언니가 죽고, 언니 덕분에 살게 된 유원은 어쩐지 행복하게 살면 안 될 것만 같아진다. 행복해지는 게 죄를 짓는 것 같이 아이의 가슴을 묶어댔다.
그리고 ‘의인’ 아저씨. 화재 당시 아파트에서 언니가 던진 이불 안의 유원을 받아 살린 아저씨는 그 뒤로 다리를 절게 되었고, 의인이 됐다. 치킨집을 했지만 망하고 이후 허상 같은 사업 구상을 하며 유원의 엄마아빠에게 돈을 빌리거나 한다. 매년 죽은 언니의 기일 대신 생일을 챙기는 유원의 집에 찾아온다. 어떤 이에겐 구질구질, 그러나 그의 딸 수현의 표현으론 협박, 하지만 유원의 엄마에게는 연민 따위로.
사실 이 책에서 어느 누구도 ‘조건 없는 환대’라고 불릴 수 있는 모습을 갖지 않는다 그럼에도 모두가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터지지 않을만큼, 그렇게.
유원에게 친구, 라고 해도 좋을 사람이 생겼다. 옥상가는 길목에서 우연히 만난 수현과 유원은 친구가 된다. 아저씨의 딸이 수현이라는 것을 알고 혼란스러움이 있었지만, 사로 다른 이해로 그러나 서로여서 공감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곁이 된다. 유원은 “한때 세상에서 나를 가장 미워했던 아이”인 수현의 어깨에 기대어서 편안하게 꿈을 꿀 수 있게 되었다.
나는 이 대목을 읽으며 한때 나를 미워한, 그러나 완료도 미완도 뭣도 없이 이제는 인생에서 증발해버린 무언에 대해 생각했다. 유원은 수현과 정현과 친구가 됐다. 마치 ‘계속해보겠습니다’의 나기와 나나와 소라가 생각나듯이.
이슬아 작가가 쓴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를 지거나 지우면서도 미움에 사로잡히지 않는 것. 상실과 함께 살아가는 것. 강해지는 동시에 가벼워지는 것.”이란 추천글처럼 그런 회복과 회복적 삶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아무리 해도 되지 않는 노력은 고통과 실패와 실수와 잘못과 평가와 오해와 편견 속에 나를 두게 하더라. 그런 속에 나를 함부로 두지 않고 잘 길어올려 높은 마음을 가져야지. 생각해보면 언제나 용기는 필요했던 거였다. 지금의 나에게는 미워하는 힘으로 달리는 것보단 다른 에너지로 몸이 채워지는 삶의 과정이라고 인식된다.
유원을 만나며 그런 것들을 생각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