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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고로 May 14. 2023

JOE의 결혼을 축하하며

파스타를 좋아하 JOE


조군은 잘 먹고 덩치도 크고 건강한 나의 신우,


나이는 보다 어려서 나에게 형이라고 호칭을 하지만 그의 먹성만큼은 와 동등, 혹은 그 이상도 넘어가는, 가 경의를 표하지 마지 않는  친구입니다.


깊고 좁은 인간관계를 선호하는 의 편협한 친구사이에서 그가 독보적으로 와 즐거운 관계를 유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조군이 가 요리한 음식들을 진심으로 잘 먹는 다는 것도 한 몫하겠지요. 그가 먹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한끼에 지금 식사량의 3배를 드셨다던 우리네 슬기로운 조상님들의 기상을 이어받은 자 답다는 생각에 박수를 치게 되는데요, 앞으로 스스로 혹은 아내가 되는 분께서 정성들여 요리할 음식들도 잘 먹고 한국인의 기상을 유지할거라고 믿습니다.


조군이 저의 음식 중에서 제일 자주 먹었던 음식은 파스타입니다. 얇고 평평한 링귀니에 마늘과 고추, 올리브기름으로 단순하게 맛을 낸 알리오 올리오, 혹은 모시조개 육수로 맛을 낸 국물. 저의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기도 하고 자신 있는 음식이기에 조군이 그냥 아무렇지 않게 밥한끼 얻어먹고 수다를 나누려고 집에 놀러오면 대접하는 음식이니까요. 하지만 저랑 같이 먹으면 얼마 안 먹었습니다, 둘이서 한 5인분 정도만 먹었어요.


파스타는 꼿꼿하고 단단하고 관리만 잘하면 정말 오래가는 음식인데요, 조군도 항상 고집이 꼿꼿하고 심지가 단단한 친구에요, 그래서 뚝 부러질 때까지 고집을 부리고 답답한 모습도 있지만 그만큼이나 몸과 마음이 튼튼하고 올곧은 남편이 되어줄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도 꼬들꼬들한 알단테가 맛있는 것처럼 조의 결혼생활이 어떤 역경에서도 굳은 심지를 잃지 않고 서로 사랑하는 생활이, 건파스타처럼 오래오래 유지되기를 축복합니다.


그리고 또, 파스타의 장점이라면 어떠한 소스에도 잘 어울리고 맛있다는 거죠, 올리브유, 토마토, 크림, 바질페스토, 샐러드 등 무궁무진해요. 조군의 결혼생활도 서로가 지나게 될 다양한 소스에 즐겁고 맛있는, 서로 웃음이 가득한 시간에 인생을 버무려 보시길. 살다보면 서로 처음 만난듯 상큼하고 새콤할 때도 있고, 부드럽고 깨가 쏟아지듯 고소하거나, 매콤하고 얼얼한 시간이 있을 때도 있고, 따뜻하고 가슴이 벅차오를 때도 있지만, 알리오올리오처럼 평범하고 행복한 일상들로 가득하기를 축복합니다.


마지막으로, 파스타는 오래가는 탄수화물이자 포만감도 길게 유지되는 음식입니다. 저는 조군의 친구로서, 조군을 향한 신부님의 사랑이, 신부님을 향한 조군의 사랑이 길고 오래가기를 바래봅니다, 우리 조상들이 결혼식에 만들어 드시던 한국식 파스타인 잔치국수의 면발 길이보다도 더 길고 영영, 영영 서로의 몸과 마음을 아끼고 사랑하시길 축복합니다.


2023년의 어느 좋은 날,


조군, 신부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결혼 축하합니다.


5월에 쓰고 6월에 읽는, 결혼 축하 편지,


comma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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