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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고로 Feb 04. 2022

커피, 가슴이 뛰는

하루를 바꾸는 놀라운 마법의 음료

누군가에게는 하루의 시작, 누군가에게는 오후의 휴식, 누군가에게는 이른 저녁의 여유. 커피라는 음료는 그 다양한 원두와 메뉴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한 세상의 다양한 사람들에게 다양한 의미를 갖고 있는 음료다. 어떤 직장인들에게는 하루에 아침을 거를지라도 이어폰을 귀에 껴고서 자신의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하며 집 앞이나 대중교통 정류장 근처에서 막 뽑아 든 아메리카노처럼 하루를 맞이하는 의식이 없고,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오전의 시작 혹은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은 오후를 채워주는 낭만적인 음료이기도 하다.


이전에는 카페인이나 티를 활용한 달달하고 특색 강한 맛의 음료들만을 알다가 어느 카페에서 콘파냐라는 음료와 아인슈페너라는 음료들의 매력을 알게 되고나서부터 핸드드립 커피라는 어마어마한 음료의 세계로 입문하였다. 어릴 적부터 비염을 앓아 후각보다는 미각이 더 발달한 인종인 나에게 화려한, 혹은 소박한 풍미와 말로는 다 설명하기가 쉽지 않은 핸드드립 커피로의 발걸음은 더 즐거운 인생을 살기 위한 조물주의 도움일지도 모르겠다.


커피가 삶에 있어서 생존의 필수품은 아니다 (나와 생각이 다른 어떤 이는 부정하겠지만). 커피를 마시지 않고 매일 마다 물과 빵 혹은 쌀밥만 먹어도 목숨을 연명할 수는 있지만 커피로 인하여 누릴 수 있는 오감의 즐거움과 눈의 즐거움은 철저히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것이다.


기분이 조금 내려가거나 인생의 재미없음과 지루함이 당신을 밑바닥까지 내려가는 날이 있을 때, 약간의 카페인이 첨가된 이 오감오미의 신기한 마법의 음료는 곧장 마음과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바꿔주는 신비한 효과가 있다. 나 자신 때문에 기운이 울적해져 버렸을 때, 그냥 기분이 뭐 같아서 내일로 나아가고 싶지 않을 때, 재수 없는 어떤 인간이나 일 때문에 이성과 감성이 격한 다툼을 일으키는 등 모든 일을 긍정적인 미래로 전환시켜주는 힘이 있는 것이다.


만약 커피나 미식이 당신의 기분을 바꾸지 못할 정도로 마음이 독감에 걸린다면 진지하게 상담가나 신경정신과를 방문할 것을 추천할 정도로 나는 커피를 찬양한다. 멋들어진 카페에서 마시는 핸드드립이나 카페인 음료가 되었든, 힘든 노동의 순간과 장소에서 꿀물처럼 마시는 믹스커피가 되었든, 이 세상의 다수가 잠든 새벽 편의점에서 마시는 페트병 속의 혼합커피가 되었든,


커피는 우리의 삶을 가슴 뛰도록 따뜻하게 안아줄 것이다, 지금 당장 커피 한잔 같이 할 사람이 없을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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