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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쉼표 Nov 23. 2021

꼭 이해를 해야 돼?





그러게. 꼭 이해를 해야 되나.



친구가 나한테 한 질문이다. 제일 친한 친구이면서 내가 제일 의지하는 친구이고 또 비슷한 또래를 키우고 있는 친구이다. 며칠 전 밤, 나는 또 푸념 아닌 푸념을 하고 있었다. 언제나 나를 당황시키는 아이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한참 내 말을 듣던 친구가 묻는다.



근데 네가 꼭 이해를 해야 돼?



응? 잠시 아득해졌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물음표가 나를 가득 채웠다고 보는 게 맞겠다. 나는 대체로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 애썼고 어떤 날은 그게 숙제 같기도 했다. 아이를 되짚으며 이해하다가 마음이 쓰리고 또 돌아서면 화가 나는 날들이 자주 반복되었다. 최근에는 밤잠을 설치기도 하고 일을 하다가 다른 키워드들로 인터넷을 한참 헤매기도 했다. 곧 친구는 이어 말한다.



아이가
 너한테 잘 보이려고 태어난 것도 아니고.
그리고 어차피 이해가 안되잖아.
걔는 걔고 너는 너인데 누가 누굴 이해해?
심플해져라 친구야!




아... 나는 분명 친구한테 이야기를 하며 울고 있었는데 갑자기 눈물이 쏙 들어갔다. 그러고는 친구한테 너 진짜 멋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따지고 보면 내 눈물이나 고민이나 부담은 아이가 만든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든 것이다. 눈앞에 놓인 아이와 아이의 일을 내가 괜히 여러 각도로 돌려보면서 말이다. 그리고 내가 낳은 아이라는 이유로 나만큼은, 진짜 적어도 나만큼은 꼭 아이를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내가 낳았지만 너는 내가 아니라는 사실을 종종 잊는다. 나도 결국은 내 경험치 안에서만 너를 이해할 수 있는데, 어느새 나를 넘어선 너를 내가 어찌 다 이해할 수 있겠니.



언제나 문제 해결에 강한 나에게 모든 것은 당장 해결해야 하는 문제처럼 다가온다. 당연한 것과 당연하지 않은 것의 경계를 무너뜨리려고 애쓰면서 정작  아이에게는 엄격하다. 그래. 너는 내가 아니지. 해마다 하는  같은  다짐을 다시  마디를  보탠다.



꼭 이해하지 않아도 된다. 그저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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