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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쉼표 Jun 25. 2020

me-time




의식적으로 갖기로 한 me-time



아이에 본업에 부업에 쇼핑(!)에 치여사는 날들이 길어지니 어딘가 공허하여 의식적으로 내 시간을 갖기로 했다. 물론 저것들도 다 나로부터 출발하거나 내가 한가운데 놓인 순간들이므로 넓은 의미에서 "나"이지만 그것은 내 의무이자 책임 같은 그런 것들이라서 말이다.



그래서 공부하듯 읽어야 하는 책들을 읽기로 했다. me-time에 공부하듯 책 읽기라니. 누가 보면 공부가 내 인생의 위안인 줄 알겠다. 사실 그렇다기보다 내 진짜 할 일을 하는 기분을 느끼기 위해서 매우 의식적이고 계획적으로 행하는 것이다. 왜 내 할 일이 공부가 되었고 정말 그게 맞는지는 여전히 미심쩍지만. ㅎㅎ



물론 24시간 아이와 붙어있고 종강하는 학교들의 성적 입력, 학생글 첨삭, 종강을 앞둔 학교의 학기 마무리 등 내 할 일은 그대로다. 그래서 더 그런가, 이거라도 하지 않으면 훅, 꺼질 것만 같다.




아침에 우연히 들은 스웨덴세탁소와 최백호 아재의 노랫말이 어쩌면 요즘의 나일지도 모르지. 너무 좋아서 울 뻔했네. 특히 저 캄캄한 우주 비유는... 아직도 생생한 그날의 비유와 같다. 석사 1학기 때  대학원 로비 1층에서 내 소울 멘토 주영 언니에게 했던 말이었지. 아직도 내겐 모든 것이 캄캄한 우주 같다.





두 손, 너에게



사라질까요
지금 그리고 있는 미래도
아주 오래전 매일을
꾸었던 꿈처럼
잊혀질까요
작은 두 손가락에 걸어 두었던  
간절했던 약속처럼
사랑했었던 것들이
자꾸 사라지는 일들은
그 언젠가엔 무뎌지기도 하나요
난 아직 그대로인데
내게 닿는 시선들은
변한 것 같은데
뭘 어떻게 해야 하죠
걱정 말아라
너의 세상은 아주 강하게
널 감싸안고 있단다
나는 안단다
그대로인 것 같아도
아주 조금씩 넌 나아가고 있단다
캄캄한 우주 속에서
빛나는 별들을 찾아서
눈을 깜빡이는 넌
아주 아름답단다
수많은 망설임 끝에
내딛은 걸음에
잡아 준 두 손을 기억할게요




스웨덴세탁소 & 최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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