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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쉼표 Aug 31. 2020

회복의 시간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되면서 가족 간 거리두기가 불가능해진 2020. 물론 그 시간들의 좋은 점도 많지만 각자의 감정을 회복할 만큼의 시간이 없다는 점은 큰 숙제로 남아 있다.





아래만 열어둔 것 같은데 이토록 거센 팔당댐의 물살. 강을 따라가며 가만 보고 있노라니 댐에 가까운 물길은 거칠고 멀어질수록 고요하다. 고요함을 얻기 위해, 그런 회복을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들이 필요한지 비유적으로 짐작이 가능한 장면이다.



물살의 부대낌들만큼 딱 그만큼 사람에게도 그런 시간들이 필요하겠지. 모든 걸 집어삼킬 것 같은 넘실거림들, 속에 것들을 질서 없이 뱉어내는 움직임들, 그러나 엉키고 설켜 다시 중심을 잡아가는 물살들. 물의 중심은 어디일까. 보이지 않는 그 중심에, 그 아득함에 괜히 섬뜩해진다.



어떤 관계의 중심이나 균형 같은 것도 그럴 것이다. 때마다 다른 결로 이는 감정적인 출렁임의 중심. 그리고 모양도 없고 정해진 위치도 없는, 그 실체없는 중심을 애쓰며 잡는 과정도 마찬가지겠지.



여러모로 고달픈 인생. 요즘은 부쩍 피곤하다. 말로 하기에는 별 것 없고 말하지 않기로 하면 답답해져오는 요즘의 마음들. 큰 비로 뒤엉킨 땅과 물, 그 사이를 정처없이 헤매고 있을 부유물들. 어디가 내 자리인지, 어디가 물밖이고 물 한가운데고 땅인지 알 길이 없는 나날들.




뻐끔뻐끔, 붉은 금붕어의 아가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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