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하는 선
집에서 아주 가까운 S2A 갤러리에서 하는 '유영하는 선 Floating Lines'전을 봤다.
세대를 달리하는 네 명의 여성 작가 박인경(1926), 차명희(1947), 김미영(1984), 엄유정(1985)의 회화 속 ‘선’의 언어를 한 자리에 모았다고 한다. 드로잉 같지만 회화다. 나는 선을 많이 쓰는 그림을 선호하지 않는다. 작가들이 들으면 화가 나시겠지만 어쩐지 성의가 없이 술렁술렁 그린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올해 100세인 박인경 작가의 작품도 전시되고 있는데 옛날 것이 아니고 2025년 작품이다. 노익장이란 말이 생각났다. 솔직히 처음에는 뭔가 이상해, 잘 못 쓰였나 생각했다. 누구한테 물어보기도 좀 그렇고 해서 그냥 관람을 하는데, 봄바람 불어 화려하게 꽃이 지며 꽃잎이 날리는 느낌이 나는 그림이 멀리 보인다. 회색바탕에 검은 물감으로 그려진 그림에서 화사한 봄바람이 느껴졌다. 아! 참 좋다. 역시 차명희작가로구나 하면서 나가려 하는데, 차작가님이 갤러리 문을 열고 들어오신다. 이런 우연이.. 커피 한 잔 하고 가라고 하셔서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데, 100세의 박인경 작가는 이응로 화백의 부인이고, 지금도 휠체어에 앉아 그림을 그리신단다. 그 참 대단하시다..
조그만 사진에서는 그런 느낌이 전혀 나지 않겠지만 가서 직접 보시기를 권합니다. 입장료는 없습니다.
엄유정 작가의 그림도 좋았습니다. 쓸데없는 선이 없는 느낌이었다고 할까요. 선을 많이 쓰는 작품에 대한 선입견을. 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