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더위를 피해 북해도를 다녀왔다. 그동안 일본을 여러 차례 다녀왔지만 가장 북쪽까지 가 본 것이 이와테였다. 이번에 간 삿뽀로가 대충 서울보다는 조금 위도가 높겠지 하고 지내왔는데 지도를 찾아보니 블라디보스톡 보다도 위도가 높다. 서울이 북위 37도, 삿뽀로는 43도. 그런 것 치고는 한반도에서 가장 춥다는 중강진도 북위 40도를 넘지 않으니 기온 많이 낮을 듯한데 생각보다 크게 낮지는 않았다. 물론 산 위로 올라가면 추위가 느껴지긴 했다.
예전에는 여행은 내가 내 나름 계획을 짜서 다녔는데, 남이 짠 스케쥴을 아무 생각 없이 따라다니는 것도 즐거움이다. 계획에 차질이 오지 않도록 하려고 애쓰는 가이드가 좀 애처롭기는 했는데 37명이나 되는 단체 여행을 차질 없이 노련하게 이끌어서 여행이 편안하고 즐거웠다.
大雪山국립공원 안에 있는 온천도 좋았고, 삿포로에서 한 시간쯤 떨어진 온천도 나쁘지 않았다.
사람들은 영화 '러브레터'에 등장했던 오타루 방문을 좋아했는데, 나는 그 영화 본 기억은 있는데, 내용은 생각이 나지 않아서 별 감흥은 없었다.
お元気ですか 私は元気です라고 여배우가 소리 지르는 장면은 기억이 난다. 그 배우가 작년에 갑자기 죽었다는 기사를 본 것 같기도 하다.
내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오타루 운하에 늘어선 100년이 넘는 창고 건물들이 음식점으로 주차장으로 개조되어 지금도 쓰이고 있다는 것이었다. 지난 5월에 갔던 오카야마 미관지구와 비슷해 보였다.
아주 시원하지는 않았지만 서울의 폭염을 피해 갔다가 돌아오니 서울은 그대로 혹서다. 오늘 밤에 폭우가 예상된다는 경보가 계속 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