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은 스토리다.

by 혼자놀기

비에이 '청의 호수'라는 곳으로 가던 버스가 벌판에 덜렁 별 특징이 없는 떡갈나무 한그루가 서 있는 곳에서 멈췄다. 커다란 주차장에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 그 외에도 많은 노란 머리칼의 인간들이 그 나무 앞에서 사진을 찍는다.


왜? 여기서?


세븐 스타 나무라고 한다. 일본 담배 광고를 여기서 찍었단다. 나는 세븐스타가 담배인지 사이다인지 모르겠는데 저들은 그 광고를 본 사람들일까? 인터넷을 찾아보니 작년까지만 해도 그 옆에 자작나무가 줄지어 서있어서 봐줄만했다던데, 하도 사람들이 몰리니까 이제 그만 좀 오라고 마을 사람들이 다 잘라버렸단다.

우리나라에서도 우영우 팽나무 때문에 마을 사람들이 소음과 쓰레기를 견디다 못해 길을 폐쇄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사람이 몰려와도 마을에는 별 도움이 안 되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그게 천연기념물이라 마을 사람들 마음대로 폐쇄할 수도 없다고 한다. 폐쇄가 안되면 스토리를 더해서 더 유명하게 만들어 마을 살림에 도움이 되게 하는 수 밖에는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통영 동피랑 벽화 마을이 생각났다.


그런데 몇 년 전 대관령 삼양목장에 갔을 때 보니 이곳이 인기 있는 영화 촬영지인 모양인지 꽤 알려진 영화들이 이곳에서 찍었다고 여기저기 간판이 서 있었다.


그중 내가 의아하게 생각한 장소가 하나 있었는데 산 중턱에 서있는 나무 앞에 사진 찍는 사람들이 줄을 서 있었는데 기억에도 가물가물한 영화 '연애소설'에 나오는 나무라고 했다. 2002년에 개봉되었던 영화, 월드컵이라면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많겠지만 이 영화를 아는 젊은이들이 이리 많은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당시 20대였던 배우들 차태현, 손예진. 문근영은 이제 40대에서 50대의 배우가 아닐까? 이 영화에 나왔던 이은주라는 배우는 이제 세상을 뜨고 없는데...


나무 한 그루도 스토리를 만들어 유명해지면 두고두고 관광지가 된다.


얼마 전 강남역 사거리에서 어떤 외국인들이 '강남스타일 말춤' 추는 곳이 어딘지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묻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유명한 장소에 대한 호기심, 그것을 잘 이용하는 것이 관광인 모양이다.


언제인가 댈러스에 갔더니 케네디 암살당한 장소에 표시가 되어있고, 저격수가 숨어서 총을 쏜 자리도 관광지가 되어있는 것을 보고 좀 놀랐던 적이 있다.


우리나라도 이재명 대통령 테러당했던 자리라든지, 처음 음주운전 단속 당했던 자리 같은 것이 관광지로 떠 오르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궁정동 김재규의 박정희 대통령 시해 현장이 더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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