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결심
건강보험을 기준으로 만 10년의 커뮤니케이션 업의 경력이 생긴 해, 가진 게 없기에 누구보다 일을 잘하고 싶었고, 필요한 사람으로 인정 받기 위해 발버둥쳤던 지난 10년... 최근에 들어서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18번의 개발 (*) 참여 중 6번의 성공... * 도모에서의 개발은 신규 고객사를 발굴하는 것을 뜻함
그 6번 조차 나의 실력보다는 관계에서 오는 성공이 대부분이었다. 과한 욕심과 인정 받고 싶었던 무리한 시도를 했고, 실패한 개발에서 PD로써 팀원들의 노력을 배려하지 못했고, 과정에서 나왔던 수 많은 아이디어를 아카이브하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배움의 노력도, 새로운 시도도 두려워하는 작은 인간인 것을 깨달았다.
우리 와이프는 내게 항상 "당신은 당신에 갇혔어" 라고 한다. 견고히 자신만의 성을 쌓고, 이 성이 세상에 중심이라고 생각하고 평생을 살 거라는 저주를 한다. 사실 그렇게 살고 싶었다. 내게 검증된 사람들과 검증된 라이프 스타일을 유지하며 사는 게 좋은 가치라고 생각했다. 가끔 영화나 소설을 보며, 타인의 삶을 염탐하는 것 정도로 '유희를 즐기자'라는 주의였다.
하지만 내가 성안에 있다고 해서 세상의 중심이 이 성으로 옮겨지진 않았다. 여전히 내가 가난한 것 (**)이 그 현실이다. ** 돈을 포함해 생각의 가난함도 포함
2013년 도모브로더에 오면서 업에 대한 결심을 했던 내가 떠올랐다.
'커뮤니케이션 업을 잘하기 위해서는 노숙자부터 대통령까지 대화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지금 돌이켜보면 그때 내 생각과 사고는 참 빛났다.
잊고 있던 업에 대한 결심을 다시 돌이켜보니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생각의 유연함이었다'는 결론이다.
보통 도모브로더에 고객사는 대기업이 대부분이다. 미디어에서 다뤄지는 대한민국 스타트업 붐은 내게 자극적은 콘텐츠가 아니었다. 그러던 와중에 2016년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와 만남은 내게 좀 특별했다. 3개월에 한 번씩 하는 프레스데이 프로보노지만, 간접적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관찰을 할 수 있게 되었고, 그 와중에 가장 매력적으로 보였던 영역이 바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회사들이다.
이 회사들은 초기 자금과 멘토링을 제공하는 단체라고 하는데, 몇 분을 만나보니 사무실을 포함해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링 지원, 계약된 기간까지 헌신적인 지원, 네크워크와 인프라를 만들기 위한 문화적 지원까지... 사실 멋진 일을 하고 있는 프로들에게 감동을 받았다.
내가 하고 있는 이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업은 작은 단위에서는 개인과 개인이지만, 단체와 단체의 이슈를 다루는 일이 대부분이다. 줄다리기를 해 보면 안다. 나의 파워가 미비하지만, 함께 만들어진 파워는 누구보다 강할 수 있다는 것을...
내가 빛나는 일보다는 동료들과 함께 빛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고자 한다.
11년이라는 숫자에서 1을 하나만 지워보면 1이된다. 생각의 유연함을, 커뮤니케이션 액셀러레이터가 되기 위해서는 나에게 가장 큰 숙제였던 내 성을 부셔버려야 한다. 그 성을 1이라는 숫자에 담아 오늘 이 시간부터 버리려고 한다.
새로운 1년은 이 브런치를 통해 연재하고, 끊임없이 배우고, 도전하는 신입 사원처럼 올 한 해를 보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