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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bin 이선종 Sep 26. 2019

PT 하던 다음 날

충전, 아니 다시 시작

체감상 비딩 시즌이 이게 턱밑까지 올라왔다

보통 10월, 11월쯤 시작되지만 올해는 9월부터 시작했다. 초대해주시는 고객사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지만, 비딩은 이기거나, 지더라도 배울게 많은 비딩이 건강하다. 지금 도모브로더에는 제안을 준비 중인 프로젝트 4개, 결과를 기다리는 프로젝트 1개가 있다. 결과를 기다리는 프로젝트는 바로 어제 PT를 하고 왔다


발표자로 갈 때와 서포터로써 함께 갈 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최근 3-4년은 제안 내용을 발표할 기회가 많았었다. 몇날 며칠을 고생한 제안이 내 못난 발표 실력으로 인해 떨어지면 어쩌지?라는 부담감과 그날 내 주변으로 흐르는 묘한 긴장감이 공존한다. 듣는 사람을 모른다는 것 또한 상당히 부담의 요인이 된다. 누군가는 '고개를 끄덕여주는 한 사람만 있어도 그 PT를 잘 마칠 수 있다'처럼 청중은 발표자로 하여금 어메이징 한 영향을 주는 존재이다. 

가장 최근(9/25)은 서포터로써 PT 장소에 갔다. 도모브로더에는 전통적으로 PT 발표를 하는 사람을 그날 왕처럼 모신다. 직급 여하를 묻지고, 따지지도 않고 자동차는 조수석 뒷자리, 출력물과 노트북은 절대 챙기지 않게 한다. 오직 PT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개인적으로 서포터로 갈 때는 호올스나 목이 잠기지 않는 캔디를 산다. 당이 주는 모티베이션도 있지만 예전 기억으로 긴장을 너무 많이 하면 목이 잠긴다. PT를 하면서 내 목이 점점 목소리를 먹는 상황,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다. 


서포터의 역할은 이게 끝이 아니다

심사위원들의 무드, 발표 대기실이 있는 경우 다른 회사의 무드를 살피기도 해야 한다. 운이 좋게도 심사위원들이 무엇을 하는지 잘 보이는 자리에 있다면 어떤 내용에서 필기를 하는지, 불편해하는 요소나 지루해하지 않는지를 살펴야 한다. 또 Q&A 시간에 나오는 질문의 의도와 맥락을 살피는 일도 한다. 맨파워를 보여줘야 하는 경우가 많아 질문에 대한 답변은 서포터가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 제안이 발표자 혼자, 혹은 일부 사람들의 생각이 아니라 제안에 참여했던 모든 사람들의 합의 과정을 통해 나온 결론이라는 점도 부각할 겸.

스포트라이트는 받지 못하지만 발표자보다 더 떨리는 것도 사실이다. 어떤 통계에서 비행기에서 죽을 확률과 자동차 사고로 죽을 확률을 비교했을 때 자동차가 압도적으로 높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사람들이 비행기 사고에 대한 공포심을 갖는 건 내가 컨트롤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 공포를 만드는 것이다.


믿을 수 있는 동료와 충분히 준비한 제안이라도

이 모든 것들은 얼마나 좋은 제안을 준비했는가와 내 동료를 믿는지에 따라 PT는 놀이가 되고, 축제처럼 즐길 수 있다. PT를 마치면 이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은 많지 않다. 겸허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는 것 밖에! 


오늘의 솔루션

동료를 믿자. 서포터 또한 동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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