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을 위한 홀리스센터
깊은 산골, 오두막 찾기
코크에서 킨 세일에 자리한 지속가능성을 위한 홀리스 센터(The Hollies Center for Sustainability)를 향했다. 차량의 내비게이션에는 검색이 되질 않는다. 홀리스 센터 인근의 목장이 검색된다. 홀리스 센터의 인근의 목장을 최종 목적지로 정하고 코크의 숙소에서 홀리스 센터로 향했다. 유럽의 여러 도시를 답사 다녔지만 아일랜드는 적응하기 쉽지 않은 도로 상황이다. 도로의 중앙 차선이 없는 곳이 다반사이다. 차량 두 대가 교행 하기에는 매우 아슬아슬할 정도다. 운전 중에 맞은편에 차량이 보이면 무조건 멈추고 상대가 지나가는 것을 운전 원칙을 정하고 목적지로 향했다. 그 좁은 골목길 같은 곳을 아이리쉬인은 제법 빠른 속도로 내달린다. “여기는 우리 동네야, 이곳은 내가 잘 알아”라고 말하듯이 질주한다.
코크의 에니스케인(Enniskeane)의 캐슬 타운 킨 노어(Castletown Kinneagh) 깊은 산골에 자리한 홀리스 센터의 앞 도로는 심지어 아스콘 대신 작은 자갈이 깔린 도로였다. 그만큼 사람의 접근이 그만큼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하는 듯하다. 차량의 내비게이션을 목적지로 도착한 곳이 홀리스 센터 인근이다. 구글 지도로 좌표를 다시 확인하고 도보로 센터를 찾기 시작했다. 첫 방문인 우리에게 안내해 준 것은 황토 흙으로 담장처럼 쌓아 만든 건축물에 지붕은 폐타이어를 이용하여 지붕을 만들었다. 간판에는 영어로 <The Hollies>라고 적혀있다. 창문 프레임 없이 유리로 만든 창에는 우리말로는 무슨 일이야라는 뜻의 <Whats on>이라고 적혀있다.
그 문구 아래는 홀리스의 행사를 알리는 공지사항이 A4 종이 크기에 쓰여 있다. 무성하게 덮여 있는 풀, 야생의 그대로이다. 한국 같으면 풀을 제초하기 바쁘겠지만 이곳에서는 풀 사이로 걸어간 흔적이 곳곳에 있다. 있는 그대로, 자연 그대로 그 안에서 산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주차장에는 홀리스센터에서 캠핑하기 위한 차량이 즐비하다. 크지 않은 사이트지만 지속가능성에 대한 학습을 위한 장치가 사이트 곳곳에 숨어있다. 버섯모양으로 만들어진 흙집, 생태뒷간 등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하는 소재가 곳곳에 있다. 얽기 설기 만든 것 같은 집의 지붕은 잔디가 차지하고 있으며 벽은 황토 흙을 쌓아 벽을 만들었다. 넓은 마당에는 제법 덩치가 있는 개가 천둥벌거숭이처럼 뛰어다닌다. 잔디운동장 한쪽에는 화덕은 프로그램 참석자가 자주 활용하는 곳이라고 한다. 거주하는 집 처마에 중수도 처리를 하여 우수를 사용할 수 있는 빗물저금통도 마련되어 있다.
지속가능성을 자연과 교육에 담다.
지속가능성 센터는 목재, 식품 정원, 건식 위생시스템, 토지관리를 포함한 다양한 사례를 개발하면서 홀리스 센터 만의 학습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홀리스 센터의 목표는 간단하다. 이름이 주는 의미처럼 생물 다양성과 지속 가능한 산림 이용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포함한 학습을 배우고 소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곳의 교육 프로그램은 정원, 삼림, 습지, 건물을 활용하여 학교, 개인 및 그룹과 협력하며 영감과 제공을 하고 있다. 홀리스 센터의 특징은 사람을 비롯한 자연과 연결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센터가 생각하는 타자와의 연결은 전체론적 관점에서 존중과 평화로운 방식으로 자연, 우리 자신과 소통하는 것을 의미한다.
홀리스 센터는 1월부터 11월까지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홀리스 센터가 매달 공통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 말 체험, 너 키부츠 야외활동이다. 그 외에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프로그램, 정원 활동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그중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프로그램이 파마컬처이다.
홀리스 센터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교육을 위해 마련한 곳 중의 하나가 홀리스 교육 푸드 가든(The Hollies Educational Food Garden)이다. 이 가든은 2005년 겨울에 가든을 만들기 시작했다. 가든을 만들기 전에는 야생 그대로의 환경이었다. 수년 동안 풀을 뜯어먹는 동물은 거의 없었고 자연 그대로 풀이 자라고 있어서 야생 그 자체였다. 가든을 만들면서 풀을 뜯어먹는 동물을 방목하고 건초나 사일리지로 만들 수 있는 풀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이후 사육이 중단되던 종의 다양성이 생기기 시작했다.
흰 가시나무와 인목 가시나무, 버드나무, 개암나무, 자작나무 등이 자라면서 안정적인 삼림 생태계를 만들게 되면서 더 이상 토양에 비료를 주지 않아도 될 정도로 토양은 자연스럽게 건강을 찾도록 했다. 그 이후 야채와 과일을 심으면서 홀리스 가든을 만들었다.
어느 정도 가든이 정리되면서 건축 토양(Building Soil)을 하기 시작했다. 홀리스 센터 사람들은 나뭇잎을 자르고 뿌리는 파내면서 가든을 만들 공간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지렁이를 이용하여 토양을 건강하게 만들고 자전거 가게에서 가져온 큰 판자를 잔디 위에 놓고 나뭇잎을 잘라 잘 썩은 농장의 거름이 되도록 했다. 홀리스 센터는 판자도 나무이기 때문에 최대한 자연의 방법을 선택했다.
봄에는 감자를 심는다. 감자가 자라면서 토양에 공기층이 생기도록 하여 토양의 배수능력을 최대한 고려했다. 이러한 작업을 수년간 진행했다. 계절이 바뀌면 다중 터널을 추가하고 과일나무와 관목을 심는다. 집중적으로 자라는 고상 화단 재배방식으로 생산성을 높일 뿐 아니라 야채 계통을 순환시키고 영양분을 토양에 돌려보내도록 디자인되었다. 홀리스 센터 푸드 가든은 말의 퇴비, 해초, 말똥 등이 다양한 유기물을 통하여 건강한 토양이 건강한 작물을 자라게 한다는 믿음으로 정원 만들기를 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아일랜드의 킨 세일에서 토마스 리드 뮬러(Thomas Riedmulla)와의 짧은 만남으로 그가 애정을 가지고 킨 세일에 애정을 쏟고 있는 것이 바로 로컬리즘을 위한 일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킨 세일 대학에서 파마컬처 과정을 같이 시작한 롭 홉킨스는 토트네스로 떠나 트랜지션 타운에 대한 이해를 확장시켜 갔지만 그는 꿋꿋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며 킨 세일에 머물고 있는 것이 너무 멋지게 느껴졌다. 홀리스 센터에는 두 마리의 말이 있다. 그들은 2011년부터 Irish Cobs 말인 Molly와 Podge를 키우고 있다. 그들은 방목지를 유지하고, 잔디를 에너지로 바꾸고, 일단 퇴비로 만들어 우리 정원에서 사용하는 풍부한 유기농 거름을 제공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들이 키우는 말은 단순히 유기농 재료를 제공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지속가능성을 위한 학습활동을 하는데 보조 학습 서비스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이들은 평형(Equinelibrium)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말 보조 학습이라는 EAL(Equine Assisted Learning)은 인간과 말과의 교감을 넘어 의사소통, 개인 개발, 팀 빌딩 등을 위한 교육을 진행한다. 말을 교육의 중요한 콘텐츠로 생각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말은 사람의 의도, 감정, 생각을 감지하고 반응하는 교감 동물이다.
말은 인간의 행동에 진실 되게 반응한다. 이러한 특징을 활용하여 교감의 의미를 되새기는 교육을 운영하는 것이다. 홀리스 센터는 EAL 교육을 통하여 신뢰와 신뢰 구축, 자기주장, 자기 인식 및 집중력, 강력하고 적절한 경계 만들기, 문제 해결 능력, 불안과 고립감 감소, 창의적인 표현이 가능하다고 보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승마 또는 마술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홀리스 센터에서 진행하는 중요한 프로그램 중의 하나가 <콥 배우기>이다. cob라는 단어는 덩어리 또는 둥근 덩어리라는 뜻이다. Cob은 영국 해안과 아일랜드의 혹독한 기후에서도 수천 년 동안 사용되어 온 자연재료이다. 아일랜드에서 옥수수 속 주택에서 지난 수 세기 동안 지속적으로 아이리시인 이 거주해 왔다. 현재로는 매우 높은 시장 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배우기 쉽고 제작비용도 저렴하다. 콥과 황토를 이용한 집은 비와 추위에 저항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이와 같은 특징을 최대한 고려하여 홀리스 센터는 아일랜드에서 실습형 옥수숫대 건설 워크숍을 운영하고 있다.
그 외에도 홀리스 센터는 학교와 연계한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재미있고 교육적인 활동을 목표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은 자연에 대한 생각하기, 정원 가꾸기 자연 건축, 식량 채집, 식물 식별, 팀작업, 피자파티 등이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 역시 초등과정, 중등과정으로 운영된다.
홀리스 센터는 자연에서 만남과 관계를 중요한 키워드로 생각하는 듯하다. 그 안에서 자연이든 생물이든 동물이든 사람이든 교감과 소통의 중요성을 몸과 오감으로 느끼도록 하는 교육과 학습의 현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