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시리즈] 외전 – 이 말이 아직도 남아 있다는 것
나는 지금, '1원이라도 있어야 한다'는 말을 하려 한다. 그리고 그 사실이, 나를 참 수치스럽게 만든다.
1원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런데 지금 이 나라에선, 그 1원이 생명줄이기도 하다. 살기엔 턱없이 모자라고, 그렇다고 죽을 수는 없다. 사람 하나를 겨우 숨만 붙어 있게 만드는 최솟값. 정부는 그걸 '복지'라고 부른다.
웃기지 않나. 뭘 해줄 수 있는 돈이 아닌데, 뭘 받았다는 이름을 붙인다. 그마저도 무조건적이지 않다. 서류 내고, 심사받고, 갱신하고, 도장받고. 겨우 얻은 1원이지만, 그걸 유지하기 위해 감내해야 하는 통제와 감시는 훨씬 더 무겁다. '너는 혼자 살아남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낙인, 그리고 '그 1원 받고도 감사해하지 않는다'는 시선. 그 모든 걸 감수하고도, 사람들은 1원을 받는다. 왜냐하면, 없으면 진짜 죽으니까.
복지를 설계하는 방식은 이상하다. 복지 예산은 항상 깎인다. 다른 건 몰라도, 복지는 깎인다. 길을 덜 뚫고, 광고를 덜 찍고, 회의를 덜 해도 되는데, 사람을 덜 살리기로 결정한다. 그것도 가장 가난하고, 가장 조용한 사람들부터.
그렇기에 나는 이 말을 해야 한다. "그래도 1원은 있어야 한다." 정말 참담한 말이다. 1원은 모욕이고, 기회는커녕 생존도 안 되지만, 그 1원이 없으면 진짜 끝난다. 1원은 지금 이 사회가 그들한테 주는 유일한 인정이자 최소한의 안전망이다.
언젠가는 이런 말을 안 해도 되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다. 1원이 사람의 생명을 붙들고 있는 구조가 아니라,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는 기본값이 되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지금은 아직 아니다. 그래서 나는 또다시 말한다.
'그래도 1원은 있어야 한다'
이건 공론이 아니다. 그냥 나 자신이 꺼낸 말이다.
이 말에 닿았다는 게 전부다. 그 이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