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의 밤, 공황장애, 우울증 그리고 유치뽕짝 사진일기
광야에 홀로 서있는 기분이었어
외롭다는 말로 표현 안될 만큼의 우울한 감정에 사로잡혔지
어쩌다 마주치는 사람도 딱히 반갑거나 하지 않았어
나흘째 잠을 이루지 못한 그때는 내정신이 아니게 되거든
그럼 또 술을 찾아
그게 반복이고 하루 이틀쯤 못 잘 수 있지 라고 사람들이 말하면 뾰족한 말이 나왔어
"하루 밤이라도 새보고 말해."
밤이 좋았고 어둠이 편했어
그러다 문득 마지막 개인전을 언제 했는지 떠올리다 울컥했어
제자들에게 "작가는 말이야~"하며 전시를 강조하던 내 모습이 생각나더라
전시는 '작가의 살아있는 표현' 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돈지랄' 이라고도 하지
대중교통이 힘들더라
언젠가 동생이 귀가 예민한 내게 노이즈켄슬링 헤드셋을 선물했고
눈 가리고 귀 닫고 꽁꽁 싸매고 다니다가
세상을 보지도 않고 어찌 세상을 담을까 하는 마음이 들어서
눈은 좀 뜨고 다니자고 다짐했어
멀리
멀리
멀리
발은 얼어있고 물은 차오르고
어쩌다 잠이 들게 되면 그런 생각들 혹은 환상이 보였어
그래서 더 잠을 피했을 수 있겠다 싶어
위기탈출 넘버원처럼 짜잔~하고 빠져나오진 못했지만
어떤 사람들은 내가 아직도 위기라고 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냐만...
여하튼 아직은 살아있고 살아있는 동안은 사진 할 거라서
여전히 사진 한다
항상 밝으란 법 없지. 가끔 비도 오고 천둥도 치고 우박도 내리고 하는 거지 뭐
지금은 '호랑이 장가가는 날' 쯤으로 여기고 있어
글도 사진도 때론 귀찮고 싫어지다가도 이렇게라도 살아있는 표를 내야 직성이 풀리겠는걸 어째
나 여전히 사진 한다
*위 사진은 2015 손전화기 사진전에 전시했던 작품이고 모두 남의 품에 전달된 사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