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우리 집 마당엔 진돗개가 살았다.
검고 단단한 눈동자를 가진, 듬직한 어미개였다.
어느 해 봄, 그 개가 일곱 마리의 강아지를 낳았다.
작고 말랑한 털뭉치들이 마당을 엉금엉금 기어 다니던 풍경은,
지금도 내 기억 속 가장 따뜻한 장면 중 하나다.
하지만 그 따뜻함은 오래가지 못했다.
큰 덤프트럭 한 대가 골목을 지나던 날,
강아지 몇 마리가 그 바퀴 아래에서 생을 마감했다.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그 작고 여린 생명들이 세상을 떠난 그날 이후,
어미개의 눈빛은 어딘가 달라졌다.
며칠을 마당 구석구석 서성이며
어미개는 빈 자리를 킁킁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할머니 댁으로 간다며 트럭에 실려 떠나갔다.
나는 그날, 마당 한쪽에 서서
트럭 뒤에서 날 바라보던
그 개의 눈빛을 평생 잊지 못하게 되었다.
울지도 짖지도 않았지만,
무언가를 꾹 삼킨 채
한없이 깊었던 그 눈빛.
마치 “미안하다”는 말과
“잘 살아야 해”라는 당부가 섞인 듯한 그 눈빛은,
어린 나에게 이별이란 감정을 처음으로 가르쳐주었다.
그때부터였을까.
나는 ‘헤어짐’이 두려워졌다.
그리고 그 두려움은
지금도 내 안에 살고 있다.
딸아이가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고 말할 때마다
나는 괜히 망설인다.
혹시 또다시,
그날의 눈빛을 마주하게 될까 봐.
그
래서 나는 아직,
강아지를 키울 용기가 없다.
이별 앞에서 무너졌던 그날의 나를,
여전히 마당 한구석에 묶어둔 채 살아간다.
시간은 흘렀지만,
그 눈빛은 여전히 내 안에서 나를 바라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