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망했지만, 나였다.

by 코난의 서재

아직도 생각하면 이불을 걷어차고 싶다.
며칠 밤을 떠올려봐도, 여전히 그 장면은 진심으로 부끄럽다.
어느 날 강연이 끝나고, 한 엄마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선생님은, 아이한테 소리 지르신 적 없으시죠?”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네… 음....”
그러고는 얼른 화제를 돌렸다. 사실은 그 순간, 속으로 외치고 있었다.
‘그게 어딨어요! 나도요, 그럴 때 많아요!’


그날 밤, 혼자 집에 돌아오는 길에 그 말이 자꾸 맴돌았다.
왜 나는 솔직하게 말하지 못했을까.
‘저도요. 저도 막 소리 지르고, 나중에 자책하고, 혼자 울어요.’
그 말 하나 꺼내는 게 왜 그렇게 어려웠을까.
선생님이니까, 교육 전문가니까, 엄마니까… 그 모든 이름 앞에서
내 실수는 조용히 감춰야 할 것 같았다.

그런데 사실, 그게 진짜 나인데.

아이한테 소리 지르고 나서 ‘엄마는 왜 늘 이래’라고 말하며
현관문 앞에 앉아 있었던 날도 있었고,
숙제 안 했다고 버럭했다가 아이가 울고 나서
‘그깟 숙제’에 내 감정이 휘둘린 게 미안해서 혼자 화장실에 숨어 울었던 날도 있었다.

서툴렀고, 민망했고, 때로는 웃기기까지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 시간이 흐르고 나면

그런 순간들만 더 오래 기억에 남는다.
창피한데, 그 장면에 내 진심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어설펐지만 나였다.

그때 나는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이 매거진을 시작하게 된 것도 그런 이유다.
완벽해서가 아니라, 자꾸만 엉켜버리는 그 마음들 때문에.
실수하고, 후회하고, 뒤늦게야 ‘그 말은 너무했나’ 싶어지는
그 서툰 순간들.
그걸 조금씩 꺼내보려 한다.


누군가가 봐주지 않아도,
댓글이 없어도,
나만의 이야기로 남겨놓고 싶은 그런 순간들 말이다.

그리고 혹시 당신도 그런 이야기를 갖고 있다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이곳에 함께 꺼내주면 좋겠다.

서툴렀던 날들, 민망했던 말들, 아찔했던 순간들이
누군가에게 ‘나만 그런 거 아니었구나’라는 위로가 될 수 있으니까.

우리는 다 어설프게 살아간다.

그래서 더 따뜻해질 수 있는지도 모른다.


'나만 그런 거 아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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