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을 하다가, 숨이 차서 잠시 멈춰 섰다.
갈증도 돌고, 다리도 묵직해진 시점이었다.
고개를 숙이자 발끝 근처에서 눈에 띈 돌 하나가 있었다.
흙과 나뭇가지, 마른 낙엽들 사이에 묻혀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눈에 딱 들어왔다.
하트 모양이었다.
자세히 보면 꼭 그런 것도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그렇게 보였다.
누군가 다듬은 것도 아닌데, 모양이 참 예뻤다.
그 자리에서 괜히 한참을 바라봤다.
돌 하나를 보고 웃음이 난 건 참 오랜만이었다.
별일 없는 하루였고, 그냥 평소처럼 걷는 길이었는데
그 돌 하나로 기분이 조금 달라졌다.
뭐랄까.
생각보다 내가 괜찮다는 기분이 들었다.
어쩌면 나도 모르게 스스로를 다그치며 걷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 돌을 보고 나서부터 시선이 자꾸 바닥으로 내려갔다.
혹시 또 뭐가 있을까 싶어서.
길은 똑같은데, 걷는 마음이 조금 달라졌다고 할까.
이런 생각도 들었다.
‘아, 내가 좀 빠르게 걷고 있었구나. 이것도 그냥 지나칠 뻔했네.’
그러고는 괜히 주변을 더 살펴보게 됐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그냥 스쳐 지나치는 걸까.
아무 의미 없이 넘겨버리는 순간들, 괜찮았던 기분, 한 번쯤 웃을 수 있었던 장면들.
사실은 다 거기 있었는데, 내가 보지 않았던 것뿐인지도.
그날 나는, 고개를 숙였을 뿐인데
마음 하나를 주웠다.
그 마음을 주머니에 넣어 내려왔다.
그리고 가끔 꺼내 본다.
괜찮지 않던 날에도,
그날의 나처럼 괜히 기분이 나아질 수도 있으니까.
하트 모양이었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날의 나는, 그걸 ‘마음’으로 받아들였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