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하루의 무게가 너무 커서
오늘이 '지나가야 할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출근길 신호 대기, 아침 준비하는 분주한 몸짓,
식탁 위 엎질러진 우유 한 방울까지도
모두 피곤한 '과정'처럼만 보일 때가 있다.
하지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장 오랫동안 살아가는 시간은
어제도 내일도 아닌 ‘지금’이라는 것.
샤워기에서 튀어 오르는 물방울이
피부에 닿는 그 짧은 감각도
결국은 내가 살아 있다는 증거였다.
아이를 깨우는 아침 목소리,
커피를 내리며 퍼지는 따뜻한 향,
문 앞까지 배웅 나가는 발걸음.
이 모든 사소한 순간들이
내 삶의 온기이자 빛이었다.
생각해보면
지금 이 순간을 무의식처럼 통과할 게 아니라
잠시 멈추어 바라봐도 되는 일이었다.
지금의 나를,
지금 여기의 삶을,
그 자체로 충만하게 느끼는 것.
언젠가
이 무심히 흘러간다고 여긴 순간들이
가장 그리운 ‘시간’이 되어
마음 깊은 곳에서 날 불러줄지도 모르니까.
오늘은 그렇게,
한 장면 한 장면을
조금 더 천천히 지나가기로 했다.
마치 삶이 나에게 건네는
귀한 선물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