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그저 버티기로 한다

by 코난의 서재

요즘 나는 자주 지친다.

아빠는 항암 치료 중이고, 엄마는 오래된 폐질환으로 숨이 가쁘다.

엄마의 가장 큰 걱정거리이자 아픔인 동생은 여전히 아이 같은 웃음을 짓지만, 그 웃음을 지키는 일이 벅차다.

게다가 내가 꾸려야 하는 가정도 있다.

책임이 겹겹이 쌓여, 하루하루가 무겁다.

이렇게 지치다 보니, 나도 모르게 가족에게 짜증을 낸다.

사랑하는 사람과도 사소한 일로 자주 다툰다.

그러고 나면 미안한 마음이 몰려오지만, 그 미안함조차 감당하기 힘든 날이 있다.

그럴 때 누군가는 “괜찮아”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말이 요즘은 더 답답하게 느껴진다.

마치 내 마음의 무게를 덮어버리는 얇은 천처럼, 속은 그대로인데 겉만 덮어둔 기분이 든다.

나는 아직 괜찮지 않다.

차라리 “힘들겠다”라는, 있는 그대로의 마음을 인정해주는 말이 더 필요하다.

아직 이 피로가 풀리지 않았다는 걸 안다.

그래도 오늘 하루를 간신히 버텼다는 사실만으로, 내일을 살아갈 힘을 조금은 얻는다.

오늘은 그저 버티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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