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다시 따뜻해지던 어느 날

by 코난의 서재

그때의 일은 지금 떠올려도 가슴 한쪽이 조금 저린다.
누군가에게 설명하자니 너무 사적인 것 같고,
그렇다고 모른 척 지나칠 수는 없는 그런 종류의 아픔이었다.
그날 이후로 마음 한가운데 작은 금이 생긴 듯했지만,
이상하게도 그 틈으로 따뜻한 것들이 조금씩 스며들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아무 말 하지 않고 커피 한 잔을 건네던 사람의 손길이다.
그 따뜻함이 유난히 크게 느껴졌던 건
그날의 내 마음이 얼마나 얼어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였을 것이다.


또 어떤 날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하늘이 몹시 맑았던 순간이 떠오른다.
별것 아닌 풍경인데, 괜히 그 파란빛을 오래 바라보고 싶었다.
아마도 그때야 비로소 ‘내 마음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구나’라는 걸 느낀 것 같다.


상처가 깊을수록
사람들의 작은 배려가 크게 다가온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말 대신 등을 가볍게 두드려주는 손길,
"괜찮아"라는 짧은 메시지 한 줄,
평소와 다름없게 나를 대해주는 익숙한 얼굴들.
이 모든 것이 고통 한복판에서 묵묵히 나를 살리고 있었던 것 같다.


그 일을 지나오며
나는 전보다 더 천천히 사람을 바라보게 되었고,
누군가의 떨리는 마음을 더 쉽게 알아채게 되었다.
예전보다 조금 더 부드러워진 나를 발견할 때면
아픔이 완전히 헛된 건 아니었구나 싶다.


지금도 가끔 마음 한구석이 아려오지만,
그 자리 위에 새로 피어난 따뜻함을 생각하면
이제는 그때의 나를 온전히 미워할 수 없다.
그 시간 속에서도 버티고 서 있던 나,
그리고 나를 덮어준 많은 손길들을 기억하게 된다.


그때의 상처가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감사의 씨앗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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