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가게를 향해 나아가는 길
몇일 전,
매장 문을 오픈하기도 전에,
젊은 엄마가 들어왔다.
중학생으로 보이는 사내 아이와,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보이는 사내 아이, 둘이었다.
일단 인사를 하고 무심한 척 지켜봤다.
그들의 젊은 엄마는 아들에게 잠깐 이야기를 하더니 주문을 했다.
우리 매장은 비교적 젊은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점심에 특화된 오피스 상권에 있다.
이런 오피스 상권을 찾는 젊은 고객들은 호의든, 선의든 간에, 자신들의 권역에 개입하는 것을 달가와 하지 않는다.그래서 최대한 개입을 자제하고 있다.
그런데, 슬쩍 들어보니, 엄마가 아들에게 설명해 주고 있다. 이렇게 저렇게 먹는 법을 설명해주고 있는데, 지금 쯤이 간단하게 개입할 수 있는 찬스로 보인다.
‘혹시, 저희 집에 처음 오셨나요?’ 저희는 다데기가 어쩌고 저쩌고, 만두가 어쩌고 저쩌고, 먹는 방법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고객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 보였다. 다행이다. 내 말이 먹혔나 보다. 왜? 그런거 있지 않은가? 내가 말하는 것에 강하게 공감하면서 만족하는 듯한 표정을 보는 것 말이다.
그 이후로는 바빴다. 그 일행을 신경쓰거나 관심을 가질 수 없는 시간대였다. 그러다 식사를 마친 그 젊은 엄마와 아들, 그 일행이 계산을 위해 내가 있는 카운터로 왔다. 그 고객 일행에게 맛이 어땟는지를 물어볼까 말까 눈치보고 있었다. 그런데 젊은 엄마가 먼저 말을 했다.
‘애들이 너무 맛있데요. 잘 먹었습니다. ’
속으로 놀랐다.
”이 건물에 근무해요, 오늘 더현대 서울 놀러왔다가 애들 데려 왔어요, 맛있어서“
”와, 정말이요?” 이건 진짜 놀래서 감탄한거고, 궁금해서 질문한거다.
내 매장에 오신 고객이,
자기 가족에게 먹여 보고 싶어서 데리고 온 경우가 흔치 않았다.
물론 일부러 우리 음식을 먹기위해서 온것이라기 보다는, 더현대 서울에 온 김에 찾아온 것이기에 조금 아쉽긴 하다.
더현대 서울에 중학생, 초등학생이 좋아할 만한 먹거리가 얼마나 많은가?
그것도 시간상 11시 되기전이면, 더현대 서울의 고객이 많아서 2차 선택으로 온 것 같지는 않고, 기다리기 싫어서 왔다고도 볼 수는 없다.
아쉽지만 기분좋은 일이다.
이러한 기분 좋은 경험은 외식업에 대해 다르게 생각할 거리를 준다.
맛을 지키고, 가게를 지키는 일,
백년 가게의 조건
외식업을 하면서,
이 업에서 생존하고,
생존을 넘어 지속 가능한 업이 되기 위해서 생각을 많이 한다.
외식업에서는 일단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수익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내 매장에 고객이 방문 해줘야 한다.
고객이 왜?
이유는 많다.
그 중에서
이번 경우는 재방문 고객이다.
내가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재방문 고객이 늘어나는 것이다.
상권의 특성상 더더욱 그렇다.
그 고객은 어떤 이유로 재방문 하게 될까?
맛?.
친절,?
여기 아니면 먹을 수 없는 특별한 음식,이라서,
추억을 먹으러,
친지, 지인에게 먹이고 싶어서?
단순히 친절해서,
혹은 가격이 저렴해서 다시 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고객의 뇌리에 깊이 박히는 '특별함'이 있어야 한다.
고객이 우리 매장 음식을 친지, 지인, 그리고 자신의 사랑하는 가족에게 '꼭 먹여보고 싶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그런 ‘특별함’을 연구해야 한다.
백년가게의 첫 손님
그런데
아들들에게 먹이고 싶어서 데리고 왔다고 했다.
내 매장에 대한 기쁨과 내 스스로의 감동으로 도파민이 돋는다.
아마도 아들 둘은 두고 두고 기억할지 모른다.
성장해서, 추억을 소환하고,
엄마가 자신에게 했던 것처럼 그들도 자신의 자녀에게 똑 같은 방법으로 똑 같은 행동을 하겟지.
100년 가게로 가는 길이다.
항상 이런 고객들로 붐비고 줄서는 집으로 알려지고 싶다.
분명, 기억에 남을 정도로 친절해서 다시 찾아오지는 않았으리라.
가족을 데리고 오게 만든 그 맛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유지할 것인지.
어린 아들에게도 먹일 수 있는 좋은 식재료를 어떻게 유지할 것인지.
다 잘해주고 싶고, 뭐든 만족하게 하고 싶다.
그려면서 수익도 맞춰야 한다.
지속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한다.
그리고 한 고객에만 집중할 수도 없다.
이 모든 것들은 정교하게 시스템화 하지 않으면 할 수 없다.
모든 것을 얻으려다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
모나게 만들어서 정으로 맞아야 한다
삶이란 것이 그렇다.
먹고 사는 것과 베푸는 것의 경계에서 흔들리지 않고,
줄타기를 하면서 떨어지지 않으려면 균형을 잡아야 한다.
그 균형은 스스로 잡아야 한다.
누군가 잠시는 잡아 줄 수 있겠지만, 그게 지속될 수는 없다.
자전거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려면 패달을 굴리면서 균형을 잡아야한다.
균형이다.
시스템의 균형,
가치와 철학의 균형,
과하지 않으면서 부족하지 않아야 한다.
모나지 않으면서 뾰족하게 튀어야 한다.
아니,
때로는 모나게 만들어서 정으로 맞아야 한다.
일반적인 맛과 그저 그런 생김새를 거부한다.
새로움과 어울리는 창조를 찾는다.
그것이 바로 특별함이자 100년 가게로 가는 길이 아닐까.
우리 매장을 기억해주고,
두 아들을 데리고 온 손님,
“내 음식을 기억해준 사람을, 나도 기억할 수 있는 가게.
그 기억을 지켜내기 위해 균형과 특별함을 더해 100년 가게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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