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는 계절
결국 떠나셨군요.
당신이라는 계절.
그대가 떠나버린 빈 들에 헛헛하고
싸늘한 공기만이 남아있네요.
지난여름의 뜨겁던 햇살 아래
짙푸른, 인생의 젊음 같은 세상.
뜨겁게 달구다가 한순간에
식어버리기를 반복하더니
그대의 숲은 옅어지고 나무마다의
실루엣이 분명해집니다.
찬바람이 불면 낙엽이 뒹굴고
들풀들이 사위어 가지요.
그사이 철새는 떠나가고 그대의
빈 들은 공허해집니다.
그러나 투박해진 땅은 하늘과
닿아있어 홀로 있지 않습니다.
하늘과 땅이 빚어낸 여명이
먼산을 물들이고 숲은 붉은 나무의
가지가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그대가 떠난 빈 들에서
나의 얼굴도 덩달아 물들어 가고
이제 나의 시선은
그대의 붉은 하늘을 더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