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이른 아침의 포구는
짙은 안개와 해무에 갇혀 있다.
인근 연안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섬뜩한 자연 앞에서
잠들어 있는 어선 몇 척이
희미하게 눈에 들어온다.
그 아래에는 형형색색의 그물을 손질하는
어촌 아낙의 조용한 손놀림이 있다.
새벽 조업을 마친 고깃배들이
갓 잡아 온 활어들을 쏟아내야 했던 포구는
짙은 안개로 인해 아직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래 된 어선의 벗겨진 칠과
그 사이에서 피어나는 붉은 녹들이
칼라풀한 그물과 함께
아침안개 속에서,
프레임 안에서
비현실적이고 오묘한
색상으로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