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오월의 숲길은 계절이 정성껏 빚어낸 초록의 터널이다.
길은 아직 덜 마른 흙냄새를 머금고 있고, 발끝마다 부드러운
풀잎이 살짝살짝 감긴다.
나무는 저마다 짙은 녹음으로 하늘을 덮고, 서로의 가지를
내밀어 그늘을 만든다.
그늘은 고요하고 시원해서, 마치 나무들이 건네는 작은 배려 같다.
햇살은 그 배려의 틈 사이로 비집고 들어온다.
나뭇잎 사이를 빠져나온 빛은 조용히 바닥에 내려앉는다.
길 위를 걷는다는 것은, 어쩌면 시간 속을 걷는 일과
비슷할지도 모른다.
한 걸음, 한 걸음.
숲의 공기가 싱그럽다.
들이마시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내쉴 때마다
마음속 작은 먼지까지 씻겨 내려가는 듯하다.
나뭇잎들이 서로 사각거린다.
오월의 숲길에 바람이 분다.